상반기 LG생건 탄산매출 13% `껑충`
롯데칠성 `칠성사이다` 여름철 브랜드 파워
배달음식 시장 커지면서 반사이익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탄산음료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여름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눌려 있는 음료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에서 음료 매출은 39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탄산 부문 매출이 늘어나면서 음료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코카콜라 계열(코카콜라·스프라이트·환타 등)의 음료를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탄산음료 매출 성장률은 13%대다.
탄산음료 시장을 양분하는 롯데칠성음료도 관련 매출이 따라주면서 숨을 돌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음료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제자리걸음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탄산 쪽은 매출이 근소하게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사이다의 대명사 ‘칠성사이다’ 브랜드 파워가 커진 덕으로 분석된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탄산음료 매출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치킨이나 피자 등과 어울리는 음료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듯 탄산음료 시장은 배달 음식 수요가 커지면서 함께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음료업계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초창기 외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곧 내식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실제로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 5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온라인쇼핑에서 음식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7.5% 급등했다. 배달 음식 거래가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배달 음식에는 통상적으로 음료가 끼기 마련인데, 탄산음료가 궁합이 잘 맞아 단골로 소비된 측면이 있다. 이 과정에서 배달업체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식 소비가 늘면서 소매점 판매가 점증한 측면도 있다.
탄산음료의 매출 증가는 업계에 고무적이다. 일반 음료보다 마진율이 높아서 회사 영업이익에 효자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한해 탄산음료 매출이 몰리는 시기”라며 “성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에 배달 음식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탄산음료 시장이 팽창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