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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 커피, 나스닥서 상장 폐지

김무연 기자I 2020.06.27 11:17:11

3800억원 규모 매출 부풀린 회계 부정 폭로
최대주주 루정야오, 회계부정 지시 정황 포착 보도도
루이싱 커피 퇴출로 中 기업 홍콩으로 2차 상장 러쉬

루이싱 커피 CI(사진=루이싱 커피 공식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 루이싱 커피가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된다. 매출을 대규모로 부풀린 회계 부정 사실이 발각된 탓이다.

루이싱커피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6일 나스닥 측을 상대로 한 상장 폐지관련 청문회 요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자 재고를 요구하면서 청문회를 신청한 상태다. 루이싱커피 주식은 오는 29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지난 4월 지난 4월 루이싱커피는 작년 2∼4분기 매출 규모가 최소 22억 위안(약 3800억원) 부풀려진 것으로 추산된다며 회계 부정 사실을 공개했다.

일부 중국매체는 루이싱커피 회장이자 최대 주주인 루정야오(陸正耀)가 회계 부정에 직접 관여해 중국 당국의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루이싱커피 조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루 회장이 회계 조작을 지시하는 내용의 이메일이 발견됐다며, 루 회장이 기소돼 형사 책임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이싱커피의 공식적인 창업자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첸즈야(錢治亞)지만 실질적인 소유주는 회장 루정야오였다. 루정야오는 중국 최대 렌터카 업체인 선저우주처의 회장으로 재직 당시 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첸즈야를 앞세워 커피 체인으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

루이싱커피는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을 넘어설 것이라 공언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지만 회계 비리에 따른 상장폐지로 신화를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미중 갈등 확산 와중에 터진 루이싱커피의 대형 회계부정 사건은 양국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이 폭로된 이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움직임이 크게 위축됐다. 넷이즈와 징둥 등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많은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홍콩에서 2차 상장하며 미국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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