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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연재④]병역지정업체 취소로 암담했던 산업기능요원

김관용 기자I 2017.07.01 06:00:00

남원터보원(주)의 쌍둥이 형제 임기수씨 광수씨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병역의무가 있는 사람 중 일부를 선발해 국내 산업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병무청장이 선정한 병역지정업체(중소·중견기업)에서 제조·생산인력으로 일정기간 근무토록 하는 군 복무 대체제도다. 이데일리와 병무청은 오늘도 산업현장에서 미래 기술명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기능요원을 찾아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산업기능요원이 복무할 수 있는 병역지정업체 신청은 매년 6월 이뤄진다. 중소기업청장 등 소관 중앙행정기관장의 추천등급 및 점수를 반영해 11월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병무청은 복무관리 부실업체나 추천권자 평가점수가 낮은 업체는 선정을 제외하는 등 우수 중소기업 위주로 선정하고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휴업이나 폐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때는 해당업체 산업기능요원은 부득이 회사를 옮겨야 한다.

임기수(20)씨와 임광수(20)씨는 쌍둥이 형제로 형인 기수씨가 먼저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시작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기수씨가 복무하던 회사가 지난 연말 병역지정업체 선정에서 취소됐다. 이에 따라 전직 대기기간 3개월 이내에 새로운 병역지정업체로 전직해야 했는데, 의무복무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산업기능요원을 채용하려는 업체가 드물어 재복무가 쉽지 않았다.

부품 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동생 임광수(왼쪽)씨와 임기수 씨 [사진=병무청]
다행히 기수씨는 전직대기기간 내에 전남 화순 소재 남원터보원(주)에 재취업이 됐다. 하지만 동생 광수씨는 산업기능요원이 되기 위한 자격 및 면허를 갖고 있음에도 마땅히 근무할 병역지정업체를 구하지 못해 복무를 시작도 못한 상황이었다. 형은 대표이사에게 동생의 사정을 얘기했고 이병학 남원터보원 대표는 흔쾌히 동생 광수씨도 채용해 올해 2월부터 쌍둥이 형제는 한 회사에서 나란히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하게 됐다.

남원터보원은 국내외 3개의 지점을 두고 5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상업용 송풍기 제조회사다. 연간 매출실적도 100억원이 넘는다. 이병학 대표는 1995년 회사를 설립하고부터 “회사가 잘 운영되려면 직원들의 사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기수씨가 동생의 취업가능 여부를 물었을 때도 “형제가 같이 근무하면 회사 적응도 빠르고 서로 윈윈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기수씨는 “처음 취업한 병역지정업체가 꽤 규모가 있는 업체라 복무를 마칠 때까지 걱정 없이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병역지정업체 선정취소까지 되니 암담했다”면서 “현재 회사에서 전직자인 저를 받아 주셨고 동생까지 함께 근무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동생인 광수씨도 “내성적인 성격인데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무엇보다 형과 같이 근무하니 부모님이 좋아하신다”고 했다. 회사에서도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형제에게 점차 대졸자에 준해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형인 임기수(왼쪽부터)씨, 이병학 남원터보원 대표이사, 동생 임광수씨 [사진=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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