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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미 열풍’은 방송가를 넘어 유통업계도 강타하고 있다. 출연 연습생의 투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티몬은 ‘국민 프로듀서’들의 호응에 힘입어 앱(App) 접속이 크게 늘었다. CJ E&M의 콘텐츠 상품을 판매하는 ‘마이시티(MYCT)’와 손잡고 매장에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이 입었던 옷 등을 판매하고 있는 탑텐은 떠오르는 ‘한류 관광지’로 부상했다.
◇ ‘픽’ 하려고 ‘클릭’…티몬 앱 접속자수 ‘껑충’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로듀서101)의 가장 큰 수혜자는 소셜커머스 티몬이다. 엠넷은 프로듀스101 방영에 앞서 티몬과 제휴를 맺었다. 엠넷이 티몬을 동반자로 지목한 이유는 두 가지다. 조작이 간편한 티몬의 모바일 플랫폼과 1700만명에 이르는 티몬의 회원수를 활용해 ‘국민 프로듀서’들의 유입을 늘리겠다는 계산이었다.
프로듀스101은 ‘인기투표’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즉, 시청률과 별개로 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투표를 해야 프로그램이 흥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프로그램 내에서는 이것을 ‘픽(PICK)’이라 부른다. 엠넷은 픽을 늘리기 전 티몬의 구매자 중 70%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엠넷 시청자 중 여성 비율이 64%에 이르는 것과 맞아떨어지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티몬과 엠넷의 제휴는 ‘윈윈(Win-Win)‘이 됐다. 엠넷은 티몬과의 제휴로 프로듀스101 방송 3주간 2469만9267표를 끌어왔다. 이 기간 동안 티몬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 접속자 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방문자수가 매출로 직결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위메프와 쿠팡 등 경쟁업체와 ’혈투‘를 벌이고 있는 티몬으로서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티몬 관계자는 “방송을 한 지 이제 한 달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매출변화 추이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그러나 프로듀스101 시청률이 높아질수록 방문자 수를 나타내는 트래픽이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티몬 브랜드 친숙도나, 상품 구매율 역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 “박지훈이 입었던 옷이 뭐에요?”…탑텐 매장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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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상품이 팔리고 있는 탑텐 매장은 명동점, 부산광복점, 동성로 중앙점, 부산대점, 대학로점, 가로수길점, 진주점 등 7곳이다. 이들 매장에서는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이 입었던 티셔츠(2만9000원)와 바지(3만9000원)부터 모자(2만9000원), 벨트(9900원), 폰 케이스(1만5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탑텐은 각 매장별로 프로듀스101 상품의 판매량이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프로듀스101이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덕에, 이들 국가 관광객들이 탑텐 매장을 일종의 ‘기념품 매장’으로 활용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1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탑텐 명동매장 1층은 비교적 한산했다. 다만 프로듀스101 상품을 판매하는 진열대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과 베트남 관광객 수명이 있었다. 이들은 프로듀스101 로고가 새겨진 옷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촬영하거나, 티셔츠 사이즈를 점원에게 묻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매장에서 만난 중국인 교환학생 차오이판(23·여) 씨는 “친구 2명이 한국으로 여행을 왔는데 프로듀스101 옷을 꼭 사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왔다”며 “프로그램에 나오는 강다니엘과 박지훈을 좋아한다. 이들이 방송에서 입었던 옷을 실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경험”이라고 웃어보였다.
◇ “PPL부터 패러디까지”…방송사와 유통사 간 협업 활발해질 것
운동화 업체 케이스위스는 간접광고(PPL)로 재미를 보고 있다.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이 신은 운동화로 알려진 케이스위스 호크(HOKE), 클린 코트화는 10~20대들에게 ‘핫한’ 운동화로 부상했다. 인터넷에서 프로듀스101을 검색하면서 연관 검색어로 ‘협찬운동화’, ‘케이스위스 테니스화’ 등이 뜬다. 그 결과 첫방송 이후 한 달 간 전달 대비 관련 신발 매출이 40% 상승했다. 케이스위스는 향후 프로듀스101 최종 데뷔인원 11명을 광고모델로 기용할 예정이다.
케이스위스 관계자는 “프로듀스101 PPL 제품은 체감할 정도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최종 11명이 뽑히면 모델 계약하기로 이미 방송사와 협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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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방송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형의 공간’이라면 유통사는 그 상상력을 활용해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접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채널이 다양할수록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업체와 유통사 간 제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