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취약 韓..무협 “기업·유관기관 모니터링 강화 필요”

최선 기자I 2016.10.09 11:00:01

세계경제 회복지연, 중국 중속성장, 산업 공급과잉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사전대비 강화해야

[이데일리 최선 기자] 미국발 수입규제가 증가하고 철강 산업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을 겨냥한 수입규제가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품은 중국의 수출 주력품목과 중복되는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보호무역조치에 대해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는 9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세계 보호무역주의의 원인을 분석하고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한국산 제품에 대해 조사 또는 규제중인 수입규제조치를 국가별, 산업별, 품목별로 상세하게 정리한 ‘2016 외국의 대한 수입규제 총람’도 발간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세계경기 회복 둔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일시적인 요인과 중국의 중속성장 기조 및 이에 따른 일부 산업의 공급과잉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경제가 중속성장 기조로 전환하면서 철강 등 과거 호황기에 투자를 확대했던 산업들의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이러한 산업의 밀어내기식 수출이 지속되면서 각국별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수입규제조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미국발 수입규제가 증가해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이끌고 있다. 미국은 수입규제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수출국 피소기업들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대응시 절차적 부담을 가중시켜 수입규제의 내용까지 강화시키고 있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적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산업의 설비증강이 지속되고 공급과잉에 따른 수입규제 증가가 다른 산업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구조적 요인에 따른 보호무역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6 외국의 대한 수입규제 총람’에 따르면 우리 수출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사 경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발 규제는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는 17개국으로부터 98건의 반덤핑 규제를 받고 있으며 이 중 42.9%인 42건이 선진국으로부터 받은 규제다. 이는 지난 5년 전 선진국의 반덤핑 규제 건수였던 20건(23.2%)보다 약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철강 제품에 대한 규제는 지속·강화되는 추세다. 2015년 말 현재 우리나라가 규제를 받고 있는 반덤핑 98건 중 철강·금속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47건)로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다. 규제 건수를 국가별, 산업별로 분석해보면 미국은 15개 규제 품목 중 12개가 철강·금속 제품이었으며 호주는 규제 대상 9개 품목 중 8개가, 캐나다는 8개 품목 중 7개가 철강·금속 제품이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철강·금속 제품에 대한 규제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전 세계 수입규제 대상국 중 중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주력산업인 철강, 화학 등이 주요 수입규제 타겟이 되고 있다. 각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들과 유관기관들은 수입규제에 대한 사전적 모니터링과 사후적 조사 대응체제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쟁과 추격에 노출되어 있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을 지속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창회 무역협회 실장은 “수입규제 제소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수입국별 수입물량 추이, 특히 중국과 동일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수입국의 대중국 수입물량 추이를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말했다.

제현정 연구위원은 “미국발 수입규제와 관련해 조사 절차상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일단 미국 당국의 조사에 대응하게 되면 최대한 자료 요청에 협조해야 과도한 판정을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료: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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