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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한 아슬란은 기대보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디자인, 편의사양을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며칠간 아슬란의 최상위 모델인 G300(3.3) 익스클루시브 풀옵션 차량을 타고 서울시내와 경기도 일대 약 200km를 시승했다. 색상은 초콜릿색에 가까운 ‘다크호스’로 LF쏘나타에도 적용됐던 컬러다.
터키어로 ‘사자’란 뜻의 아슬란은 그랜저HG와 차체 크기가 거의 똑같다. 아슬란이 50㎜정도 더 길 뿐 너비, 높이, 휠베이스는 모두 동일하다. 아슬란은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돼 정제된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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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한층 더 고급스러웠다. 마름모꼴 박음질의 나파가죽은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센터페시아는 내비게이션, 공조기,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등이 수평형으로 배치돼 있다. 여기저기 버튼이 너무 많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얇은 스티어링 휠은 고급차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았고 그립감이 부족했다. 뒷좌석은 앞좌석 보다 더 푹신하고 안락했다. 160cm 초반대의 기자가 앉기에는 다리를 뻗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남았다. 트렁크는 446리터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수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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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람다Ⅱ V6 3.3 GDi의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 등의 힘을 낸다. 저·중속 구간에는 핸들링도 적당했고 액셀레이터 페달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120km/h가 넘어가면서는 변속 반응이 더뎌졌다. 급가속을 할 때 공회전이 많고 ‘윙’소리가 크게 들렸다. 스포츠모드로 바꾼 뒤 속도는 180km까지도 거뜬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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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아쉬웠다. 3일간 도심 및 고속 주행에서 평균 연비가 6.5㎞/ℓ 수준에 불과했다. 아슬란의 공인 복합연비는 9.5㎞/ℓ(도심 8.1 고속 11.9)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진가를 발휘 못 하는 저평가된 모델이다. 가격도 두 차의 사이인 3721만~4398만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형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조금 낮췄지만 저렴한 편은 아니다. 아슬란이 제네시스와 같이 ‘현대’가 아닌 고유의 앰블럼을 달았다면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출범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란 가격만 높인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고 성능만 우수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오랜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도기에서 아슬란이 어떤 역할을 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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