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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수출입 동반감소..'저유가' 영향(종합)

방성훈 기자I 2015.03.01 11:00:26

무역흑자 76억 5800만달러 '사상 최대'..37개월 연속 흑자
수출 3.4%↓..조업일수 감소,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 급감
수입 19.6%↓..유가하락으로 원자재 수입 급감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 들어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우리 수출과 수입이 감소세를 지속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들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 3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유가하락에 수출 3.4%↓..조업일수 감소+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 급감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이 414억 56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2.5일 줄어든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 감소효과를 제거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9.3%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평균 수출액이 평균 19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업일수가 2.5일 감소했을 때 수출은 50억달러 가량 줄어들게 된다”면서 “이 경우 수출 증가율로 치면 약 10% 줄었어야 하는데 3.4% 감소했다는 것은 매우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26억달러 급감한 것도 지난달 수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지난해 우리 전체 수출에서 각각 8.9%, 8.4%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1년간 월별 수출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업종별로는 선박이 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에 수출(21억9000만달러)한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비롯해 해양구조물, 드릴쉽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에 힘입어 127.2% 급증했다. 반도체는 제품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수출 호조세 지속 및 시스템반도체 수출 증가로 6.9% 증가했고, 컴퓨터도 5.1% 늘었다.

반면 석유화학(-24.2%), 석유제품(-44.1%) 수출은 유가하락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급감했다. 같은 이유로 철강도 4.1% 줄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은 러시아 경기침체 등으로 각각 16.1%, 14.4% 줄었다. 이외에도 일반기계(-5.0%), 무선통신기기(-6.4%), 평판DP(-13.0%), 섬유(-20.8%), 가전(-23.3%) 등 대부분이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수출비중이 가장 큰 중국으로의 수출이 7.7% 감소했다. 중국 춘절 휴무가 2월에 집중된 영향이다. 수출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주요 수출품인 석유제품, 석유화학이 급감하면서 26% 줄었다. 대(對)아세안 수출 중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비중은 2014년 기준으로 각각 22%, 6%다.

러시아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30.7% 급감했고,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본으로의 수출도 23.4% 줄었다. 이외에도 산유국인 중동과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이 각각 6.7%, 54.8% 감소했다.

그러나 대미(對美) 수출은 7.4% 늘어 증가세를 지속했으며, 중남미로의 수출도 2.3% 증가했다.

◇수입, 유가하락에 19.6% 급감..원자재↓, 자본재·소비재↑

수입도 유가하락 영향을 크게 받았다. 2월 수입은 337억 9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6% 급감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이 각각 52.1%(42억달러), 55.1%(14억달러) 크게 줄어들면서 29.7% 급감했다. 가스(-40.7%), 석탄(-13.8%), 철강(-18%) 등 다른 원자재 수입도 감소했다.

반면 자본재(2.9%)와 소비재(14.6%) 수입은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및 2015년 월별 무역수지 추이 비교 <단위=억달러,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는 76억 58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3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들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수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는 아니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수입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유가하락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늘어났고, 수입 물량도 전체적으로 늘어난 만큼, 내수부진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향후 유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일부 품목의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기업 채산성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주요 수출시장 상황 및 수출동향을 지속적으로 예의 주시하는 한편, 우리 수출 기업들도 미국 등 경기 호전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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