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줄기세포 화장품을 표방하는 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은 소비자들에게 마치 피부 재생효과가 있는 것 같은 신비감을 내비치면서 수십만원대의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과연 줄기세포 화장품은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까지 특정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제품은 없다.
현재 판매 중인 줄기세포 화장품은 정확하게 표현하면 줄기세포가 아닌 ‘인체 유래 세포조직 배양액 중에서 세포나 조직을 걸러낸 여액’을 넣은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체 세포조직 및 배양액’은 원칙적으로 화장품에 넣을 수 없는 배합금지 성분이다. 식약처는 지난 2010년말 ‘화장품 원료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고시’를 통해 인체 세포조직 및 배양액을 화장품에 함유하는 것을 금지하되 엄격한 관리기준을 충족시키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사실상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줄기세포치료제의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안전 관리 수준을 입증해야만 줄기세포를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줄기세포와 관련된 원료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별도의 관리 기준이 없어도 줄기세포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줄기세포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자 사용 기준을 엄격히 규정했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 화장품 제조업체는 공여자 적격성 검사, 세포·조직의 채취 및 검사, 인체세포·조직 배양액의 제조 및 시험검사 등에 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세포·조직을 채취하는 장소는 외부 오염으로부터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세포·조직 배양액의 구성성분에 관한 자료, 유전독성시험자료 등 엄격한 안전성 시험 자료를 작성·보존해야 한다.
적절한 안전관리를 거쳐 줄기세포 화장품이 시중에 판매되더라도 효능 여부에 대한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줄기세포 함유 화장품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피부 노화방지’, ‘피부 재생’ 등의 효능이 있다는 점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으면 기능성 화장품으로 허가받고 이 효능을 표기 또는 광고할 수 있다. 현재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등 3가지 제품만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받고 이에 대한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줄기세포 함유 화장품 중 특정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줄기세포 화장품 중 특정 효능이 입증된 제품은 없다는 얘기다. 특정 효능을 인정해달라고 입증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한 제품도 없다.
식약처는 최근 ‘줄기세포가 가지는 능력에 의해’, ‘주름개선과 미백케어를 동시에’ ‘오직 전문가에게만 허락한 진정한 줄기세포 화장품’ 등의 표기나 광고를 한 줄기세포 화장품에 판매 또는 광고금지 행정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