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이 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들어선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 본격화를 추진하고 있어 과거 소규모 단지나 개별 동 단위로 진행되던 모습과 다른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012650)은 강남구 도곡동 동신아파트(384가구)와 영등포구 당산동 평화아파트(284가구)의 리모델링 공사를 올 연말에 착공한다. 이중 12층짜리 당산 평화아파트는 1층 가구를 헐어 필로티로 만드는 대신 층수를 한 층 높이는 신공법이 적용된다.
◇ 올 들어 리모델링 사업 착공 단지 줄이어
현대건설(000720)이 수주한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635가구)도 올 11월 쯤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75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102.4㎡(31평)-188.4㎡(57평) 8개 동으로 현재까지 진행된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1000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확보하고, 기존 102.4㎡(31평)을 132.2㎡(40평)으로, 188.4㎡(57평)은 241.3㎡(73평)으로 늘어나는 등 평형별로 각각 23.1㎡(7평)에서 52.8㎡(16평)씩 늘릴 계획이다.
GS건설(006360)이 2005년 11월 수주했던 용산구 이촌동 타워빌라.맨션 주상복합아파트(130가구)는 올 9-10월 이주에 들어가 11월 착공한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72㎡(52평형)는 전용면적이 46㎡(14평), 224㎡(68평형)는 56㎡(17평)가 늘어난다. 각각 49㎡(15평), 66㎡(20평) 규모의 발코니를 확장하면 실사용 면적은 종전보다 100㎡(30평) 이상 커진다.
내년에는 동부건설(005960)이 수주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3차(180가구), 대림산업(000210)이 수주한 용산구 이촌동 점보(144가구), 송파구 풍납동 미성(275가구), 대구 경남타운(312가구) 등이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업 추진연한 15년으로 단축..시공사 선정 1000가구 이상 단지 늘어
시공사를 선정하는 단지도 부쩍 늘고 있다. 특히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시공사 선정 움직임이 활발하다.
1260가구로 공사비만 2300억원에 달하는 반포 미도는 오는 9월 1일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 사업에는 동부건설, 쌍용건설, 대림산업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대림산업은 올해 대구 경남타운, 양전구 신정동 대림, 안산 성포 주공 10단지 등 3곳, 쌍용건설은 오금동 송파구 우창 등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도 올 상반기에만 서울 노원구 상계동 보람(30315가구, 대우건설 공동), 마포 현대(480가구) 등 서울 및 수도권 6곳에서 7400여 가구의 리모델링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밖에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가 9월중에, 양천구 목동 10단지, 송파구 오금동 아남과 삼성아파트, 평촌, 분당 등 신도시에서 2-3개 단지가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추진 연한이 건축 20년에서 15년으로 줄어들면서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특히 송파구와 목동신시가지 노원구, 분당 등 노후화된 단지들의 리모델링 추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모델링 추진 단지중 주민 반대에 부딪혀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곳이 많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D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곳은 많지만 주민 동의나 효율성 등 걸림돌은 여전히 많다"며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정부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