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아라.` 미국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처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보유, 임대, 손절매다. ☞관련기사 美 과열지역 주택경기 `냉각`..판매 급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투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과감히 손절매를 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부동산을 팔아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부동산 유지 비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집값 하락+금리 부담 증가 `이중고`
이는 임대 수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모기지(장기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세금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험료와 관리비 등을 합치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투자로 부자되기`의 저자 존 샤웁은 "부동산 보유에 따르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라"면서 "지금 (부동산 보유에 따른)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웰러슬리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칼 케이스는 "많은 미국인들은 금리변동에 따라 이자부담이 높아지는 모기지 대출을 이용해 부동산에 투자했다"면서 집값 하락과 동시에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신문은 또 현재 많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5~6%의 매도수수료와 투자원금에 대한 미련으로 처분을 미루고 있지만, 한번 떨어진 가격은 더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수익률 따져보기
유지 비용에 비해 임대수입이 높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투자는 수익률이 높은 장사가 아니다.
과거 30년간 집값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연 2%포인트 높았고, 최근 5년 들어서는 집값 상승률과 물가상승률간의 간극이 연 7%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최근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앞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신문은 현재 부동산 임대 수익률을 5%, 집값 상승률을 3%로 잡았을 때 연간 8%의 부동산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낮은 수익률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보유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모기지 대출 이자비용을 무시하고, 주택 수리비용을 연 2% 정도로 계산하면 실질 투자수익률은 6% 내외다.
콜럼비아 대학 부동산학과의 크리스 메이어 교수는 "지금 채권 투자수익률이 연 5%"라면서 "가격 하락 위험이 더 큰 상황에서 6%의 수익을 얻기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