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경제연구-북한의 준시장화와 소득 양극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경제가 역성장으로 돌아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비공식 소득(시장 소득)’ 양극화가 이전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소득층의 증가보다는 하위 소득층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북한에서는 1990년 중후반 배급시스템이 무너진 후 장마당(시장)을 중심으로 비공식 시장 경제가 빠르게 확산됐는데, 시장 소득은 여기서 얻은 소득을 뜻한다. 북한은 2014~2015년 극심한 가뭄이 덮치면서 쌀 등 곡물 생산량이 급감했다. 수력 발전량도 줄면서 전력 공급 부족에 시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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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신 한은 경제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 과장은 “준시장화 구조에서는 정치적 연줄이나 자본 접근성이 경제적 기반을 결정한다”며 “경제적 기반이 견고한 상위 계층은 (경제 충격이) 지대 추구나 무위험 차익 거래 등 이익을 늘릴 기회로 작용한 반면, 중하위 계층은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예컨대 쌀 등 특정 상품이 부족해 가격이 오를 때 정치적 연줄을 통해 상품을 확보할 수 있는 상위 계층은 오히려 폭리를 취하며 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이러한 제도 공백이 한 번 벌어진 소득 양극화가 다시 좁혀지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과장은 “경제 충격 이후 북한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뒤에도 확대된 소득 양극화가 상당 기간 유지됐다”며 “위기 때마다 양극화가 확대되며 누적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북한 경제 관련 공식 통계가 없는 만큼 2011~2020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서 실시한 북한 이탈주민 대상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조 과장은 “북한의 경제 규모 자체가 크게 변함이 없는 데다 여전히 제반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시차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확률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의 북한 국민총소득(GNI) 추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북한의 1인당 명목 GNI는 172만원의 남한의 29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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