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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월 '엘니뇨’ 가시화…한국 경제에도 적신호[이영민의 알쓸기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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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I 2026.06.07 11:40:52

(23)엘니뇨(El Nino)
기상청·WMO, "엘니뇨 발달 가능"
가뭄·폭우·폭염과 애그플레이션 위험↑
호르무즈 봉쇄와 맞물려 연료비 자극

[편집자 주] 탄소중립부터 RE100(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까지. 뉴스에 나오는 기후·환경 상식들. 알쏭달쏭한 의미와 배경지식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기후 잡학사전’(알쓸기잡)에서 삶과 밀접히 연결된 뉴스를 접해보세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전 지구 해수면온도 편차 분포(사진= 미국국립해양기상청)
기상청과 WMO 모두 엘니뇨 발생 높게 예측…가뭄·폭염·태풍 위험↑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올여름 강력한 엘니뇨(El Nino)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예측이 곳곳에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5월부터 시작된 더위는 올여름 폭염뿐 아니라 기후변화의 우려를 키우고 있는데요. 오늘은 전 세계 기후에 영향을 주는 엘니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적도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입니다. 만약 온도가 1.5도 이상으로 유지되면 강한 엘니뇨, 2도 이상이면 슈퍼 엘니뇨라고 부릅니다. 19 세기 말 페루 연안의 수온이 빠르게 올라가 어업활동이 어려워지자 어민들이 어업을 포기하고 휴가를 즐겼는데 이것을 예수가 준 선물로 보고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아기 예수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습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무역풍이 약해지고,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수온이 상승해 고온건조한 이상기후가 나타나거나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습니다 . 또는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바다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량이 증가해 거대한 태풍이 생기기도 합니다. 북반구에는 한파나 대설을 몰고 오기도 하죠.

올해는 국내외 모두 엘니뇨의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기준 적도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은 엘니뇨 발달시기의 특징을 보인다고 2일 밝혔습니다. 이 시기에 적도 태평양지역의 대기도 서풍 편차가 나타났고,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 역시 평년보다 1도 높아서 6~8월 동안 엘니뇨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도 올여름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80%로 발표했습니다.

밀·벼·설탕·에너지 가격 줄줄이 오를까…韓, 가격안정 대책 필요 증가

한국은 티베트고원의 눈덮임, 인도양과 북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기후인자의 영향을 받아서 엘니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엘니뇨는 정상적인 대기 순환을 방해함으로써 가뭄과 폭우, 폭염의 원인으로 작용해 국내 경제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한국산업은행(KDB)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엘니뇨가 발생한 1987년 글로벌 곡물생산 비율은 1년 전보다 3.8% 감소했습니다. 2002년과 2010년, 2015년에는 전년도보다 각각 3.1%와 2%, 1.6%씩 줄었습니다. 이 같은 생산량 감소는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과 곡물의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로 이어졌습니다. 2010년과 2015년 러시아는 엘니뇨에 따른 곡물 생산 감소로 밀에 대해 금수조치를 진행했고, 세계 설탕 생산 1위 국가인 인도는 2022년 5월 밀과 설탕에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농산물 외에도 엘니뇨는 각종 자연재해를 유발해 인도네시아·칠레·페루·호주 등 주요 비철금속 생산국과 에너지 생산국의 수출을 방해합니다. 최근 불안한 중동지역의 국제정세도 엘니뇨와 함께 에너지가격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죠. 대신증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의 수출이 급감했습니다. 엘니뇨는 에너지가격에서 여름철 냉방보다 중요한 겨울철 난방량의 수요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폭염 일수와 냉방 수요가 예상보다 많거나 겨울철 이상한파가 발생하면 가격상승을 일으킬 위험도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이미 건조한 날씨가 아시아 전역의 농작물 파종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도의 곡물 생산지인 북서부 평원과 호주의 동부 밀 벨트, 태국의 주요 벼농사 지역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광활한 팜유 농장은 최근 폭염과 평균 이하의 강수량 탓에 농작물 파종과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한국은 쌀과 고구마, 감자 등 일부 작물을 제외한 대부분 식량과 에너지의 자급률이 낮아 엘니뇨 발생 시 가격안정 대책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가 예고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알쓸기잡에서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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