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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카 아인혼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새 보조금이 “현재 기술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현대적인 생산 능력을 개발하는 칩 회사에 새로운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구체적인 자금 지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논의에 참석한 익명의 관계자들은 2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독일 경제부는 최근 반도체 회사를 대상으로 신규 보조금 신청 공고를 냈으나 최종 예산 규모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 총선거를 치른 뒤 새 독일 정부가 자체 예산안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현재 보조금을 신청하더라도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독일이 대규모 지원 계획을 제시한 건 세계 각국 정부가 최첨단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관련 산업에 사용되는 부품들을 국산화하기 위해 대규모 공적 자금을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중단되고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도 대규모 투자의 주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투자 계획이 잇따라 철회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마게데부르크에 300억유로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으나 지난 9월 계획을 연기했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연합(EU)의 칩 법에 따라 100억 유로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예정이었다. 미국 전력 반도체 제조사 울프스피드와 독일 부품 업체 ZF도 독일 서부에 계획했던 반도체 합작 프로젝트도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