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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월요일 아침에 발견된 75세 남성 환자가 의식저하와 우측 팔다리 마비로 병원에 왔다. 증상 발생시간은 알 수 없었고, 마지막으로 증상이 있던 시간도 알 수 없었다. 환자는 혼자 살고 있던 독거 노인이었다. 연락이 가능한 가족도 없었다. 환자를 병원에 데리고 온 사람은 요양보호사였다. 금요일 저녁까지는 괜찮았지만, 월요일 아침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이다. 환자는 좌측 중대뇌동맥 폐색과 해당 영역의 중증 뇌경색이 확인됐으나 이미 그 손상이 많이 진행해 초급성기 치료를 하지 못하고 중환자실 입원했다. 결국 식물인간 상태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로 나뉘게 된다. 그 중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골든타임 내 치료가 예후와 직결된다. 증상 발생 4.5시간 내 정맥내 혈전용해제가 투약 돼야 하고, 큰 대뇌혈관이 막혔다면 가능한 빨리 동맥내 혈전제거술도 시행해야 한다. 이렇게 빠르게 치료가 된다면 중증 뇌경색으로 응급실에 방문한 환자도 걸어서 증상 없이 퇴원할 수 있다. 이렇게 골든타임 내 치료를 적절하게 하려면 우선 뇌졸중 증상이 발생 후 가능한 빠르게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첫 번째 뇌졸중 증상을 잘 알아야 하고 두 번째 증상이 발생한 것을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다. 증상이 경미하게 발생한다면 본인 스스로 인지하고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데 혼자 있고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결국 119에 신고할 수도 병원에 방문할 수도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결국 심한 후유장애가 남거나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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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뇌졸중 환자에게 들어가는 의료비용은 2015년 기준 5년 간 2억5000만원 정도다. 간병비용 등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큰 비용이 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중증 뇌졸중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독거노인은 골든타임 내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독거노인이 급성 중증 질환이 발생하였을 때 빠르게 증상을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는 구축된 시스템이 없다. 시범사업으로 독거노인 취약계층에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편적이지 않으며 실효성이 아직은 미미하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에는 활동량 감지기 및 응급호출기 등이 있으나 뇌졸중 증상을 해당 방식으로 빠르게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독거노인에서 뇌졸중 증상 및 이외 필수 중증 질환의 증상을 빨리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는 CCTV 혹은 AI 등을 기반으로 한 발전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나이 들어가고 있고 1인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노인이라면 여러 뇌혈관 관련 위험인자를 갖게 되고 이로 인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지게 된다. 노인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노후를 맞을 수 있도록 뇌졸중 발생 예방과 더불어 급성기 치료 골든타임 내 시행해야 한다. 이후에는 재발하지 않고 후유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꾸준한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전주기적 뇌졸중 치료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