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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성장성 특례 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셀리버리는 상장 5년 만에 상폐 위기에 처했다. 지난 23일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통보받은 탓이다. 이날 셀리버리는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인해 주식매매거래도 정지됐다.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데에는 최근 바이오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위기가 닥친 영향이 컸다. 외부감사인은 오는 10월부터 풋옵션 기간이 도래하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셀리버리가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동부채는 551억원에 달하는데 1년 내로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30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021년 11월 149억원을 들여 아진크린(현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을 100% 자회사로 인수한 것도 독이 됐다.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는 2021년 순손실 2억원에 이어 2022년에는 순손실이 30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들어서면서 셀리버리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서는 조 대표도 책임을 통감했다. 조 대표는 “자회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를 창업 투자하면서 초기에 과도한 비용이 투입돼 모회사 셀리버리의 자금 상황에 영향을 주게끔 한 책임이 저에게 있다”며 “창업 후 어느 정도의 투자는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결과적으로 과도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셀리버리는 의약품 생산·판매 없이 비임상 단계에서의 기술이전을 수익 모델로 삼고 있지만 현재까지 자회사 외 기술이전 계약 실적은 없다. 앞서 셀리버리는 2020년 12월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와 110억원 규모의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조 대표는 “저와 회사가 잘못한 점은, 라이선싱 계약 시점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점, 그로 인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가 소홀했던 점 같다”며 “계약은 상대가 있는 딜인데 저와 협상팀은 너무 자신감이 컸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딜은 계속되고 있으니 양보하고 협상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셀리버리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한국거래소에 즉각 이의 신청을 진행해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계획이다. 자구책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거래재개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 대표의 전재산 출연 △자회사 매각 및 모든 유·무형 자산 매각 △신속한 기술이전(L/O) 계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회사의 핵심 기술과 핵심 사업은 여전히 견고하고 건재하니 뼈를 깎는 구조조정 및 재무개선, 라이선싱(기술이전)을 이룬다면 반드시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다”며 “제가 앞장서겠다. 저는 저의 모든 물질뿐만 아니라 영혼 및 목숨을 걸고 이 사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셀리버리 소액주주들이 조 대표에게 ‘미워도 다시 한 번’ 돌아설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셀리버리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만911명에 이른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 약력
△1968년 2월 25일 출생
△1986~1990년 한양대학교 생화학 학사
△1990~1992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생화학 석사
△1991~1997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1997~2002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대학원 박사
△2005~2011년 프로셀제약 대표이사
△2006~2010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교수
△2011~2014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Sabbatical Faculty
△2014년 3월~ 현재 셀리버리 대표이사
△2021년 11월~현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