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채굴 컨테이너 통째로 전시장에
140여 개 기업이 모인 이곳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대형 부스들이 몰려있는 ‘메인 홀’ 구역이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파운드리는 초록빛 조명의 암호화폐 채굴 컨테이너를 갖고 나와 시선을 끌었다. 대시보드를 통해 채굴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데모도 진행했다.
부스에는 “최근 업계 고용 중단 등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라는 문구도 내걸었다.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업체들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의한 약세장에서 고용을 축소하는 분위기라 눈길을 끌었다.
그 옆에서는 중국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부스를 꾸렸다. 부스 안으로 들어가니 “다른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보다 10배 낮은 거래 수수료를 제공한다” “미국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 등의 자화자찬성 문구가 스크린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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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댑, 30평짜리 대형 부스…국내 기업 중 유일
한국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기업 플레이댑이 유일하게 30평짜리 부스로 이 구역에 자리를 잡으며 바이낸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참여한 것이다. 이번에 처음 참가한 플레이댑은 부스 중앙에 대형 스크린을 걸어놓고 ‘에버랜드 메타버스’에서 물총 놀이를 하거나 놀이기구를 타는 캐릭터의 영상을 보여줬다.
사업 모델이나 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고, 자산을 NFT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제공하는 플레이댑은 가상세계인 로블록스의 메타버스 내에 삼성 에버랜드를 조성해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정상원 플레이댑 사업총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스에선 룰렛을 돌려 IPX(구 라인프렌즈)의 굿즈를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도 벌였다. IPX의 캐릭터 NFT는 플레이댑 NFT마켓에서 거래된다.
전시장 가운데에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이 ‘웹3의 강력한 혁신’이라는 슬로건으로 부스를 만들었다. 암호화폐 커스터디 업체 파이어블락스도 슬로건으로 ‘가장 혁신적인 웹3 플랫폼’을 내걸었다. 차세대 인터넷 환경을 뜻하는 웹 3.0은 이번 전시회를 장식한 화두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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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을 NFT로 …프로필 사진 그리는 ‘PFP 봇’
메인 홀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특색있는 전시관을 차린 곳 들도 여럿 있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 ‘비밥’ 부스에서는 ‘셀피’를 일러스트로 만든 대체불가토큰(NFT)을 민팅(발행)할 수 있도록 해 참관객들이 긴 줄을 섰다. 비밥 역시 파운드리와 마찬가지로 부스에 채용 정보를 게시했다. 전시장이 블록체인 기업에는 ‘채용의 장’이 된 셈이다.
전시장 한켠에는 블록체인 인프라 운영사 체인이 마련한 프로필 사진을 그리는 ‘PFP(프로필 사진) 봇’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기 소모가 적다며 ‘친환경 코인’을 내세워온 카르다노는 부스를 실제 식물로 꾸몄다.
플레이댑 외에도 카카오(035720)의 블록체인 자회사이자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사인 크러스트, 인공지능(AI)을 위한 메인넷을 개발하는 AI네트워크 등의 한국 기업들이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전(前)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Kasparov)가 등장해 10명의 참관객들과 동시에 체스 대결을 펼치는 이벤트도 열렸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퀸스 갬빗’를 떠올릴 법한 장면이었다. 부스 곳곳에서는 자사 브랜드 이름이 적힌 티셔츠와 모자를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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