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테러 사망자 90명으로 늘어…미군 사망자 18개월만에 처음

김무연 기자I 2021.08.27 08:36:05

중태에 빠졌던 미군 추가 사망…부상자 150여명 넘어
바이든 “테러 배후 추적 중…대가 치르게 할 것"
''섣부른 철수'' 바이든 행정부 책임론 제기 관측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공항 자살 폭탄 테러 사망자가 90명으로 늘었다. 향후 사상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CBS방송은 카불 공항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총 사망자가 90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는 미군 18명 등 1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테러 단체의 공격으로 사망한 것은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어제 오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인근 애비 게이트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잇따라 발생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은 자살 폭탄 테러 위협이 높다면서 자국민 및 자국 비자 소지자에게 카불 공항에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해 왔다.

백악관은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국가(ISIS)의 분파인 IS-코라산(ISIS-K)를 지명했다. 2015년 아프간 동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IS-코라산은 탈레반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4월까지 아프간 안에서만 77번의 테러 공격을 했다. 5월에는 카불의 한 여학교를 습격해 최소 6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카불 공항 테러 관련한 연설에서 “이 공격을 수행한 사람들과 미국에 피해를 주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잊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테러 배후를 추적하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불 공항 인근을 경비하던 탈레반 또한 테러 세력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테러를 ‘끔찍한 사건’이라면서 “테러범을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 미군 철수 및 민간인 대피를 완료한단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번 테러로 단일 사건으로 아프간에서 가장 많은 미군이 사망함에 따라 철군을 주장해 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CBS에 따르면 미국의 비평가들은 바이든이 갑작스러운 철수를 명령하여 안정적이고 어렵게 얻은 아프간의 상황을 무모하게 포기했다고 비난해 왔다. 서방 동맹국 또한 미군의 철수로 아프간에 알 카에다와 IS를 비롯한 테러 단체들이 머물 수 있다는 점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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