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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40대에 대통령을 꿈꾸고 대선에 뛰어들 정도로 세계의 정계는 청년 정치인들에 문호를 열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28개 회원국 정상 중 3040대가 13명으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EU뿐만 아니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을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도 3040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5년 11월 쥐스탱 트뤼도 자유당 대표가 43살의 나이로 캐나당 총리로 취임했다. 2017년 5월 프랑스에서는 중도 성향 정당의 앙 마르슈의 에마누엘 마크롱 대표가 39살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같은 해 10월 뉴질랜드에서는 37살의 여성인 저신다 아던 노동당 대표가 총리에 올랐다. 지난 2019년 12월 핀란드는 세계 최연소 총리를 배출했다. 1985년생의 산나 마린 사회민주당 대표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계 최연소 총리 타이틀은 지난해 1월 오스트리아로 옮겨갔다. 제바스티안 쿠르츠(33) 오스트리아 전 총리가 이끄는 제1당 국민당이 연정에 성공하면서 총리직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계는 3040대의 정치 리더십에 열광하고 있다. 나이가 어리다고 정치적 경력이 짧지도 않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7살에 노동당에 가입해 정계에 입문했다. 당 청년조직에서 선거운동 등을 도우며 경험을 쌓다가 2008년 비례대표로 중앙정계로 진출했다. 이후 2011년, 2014년 두 번 더 비례대표를 한 후 2017년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에 당선됐다. 뉴질랜드 총리에 오르기까지 20년의 정치 경력을 쌓은 것이다.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역시 22세부터 정치를 시작한 인물로 10여년을 정계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국회에서도 40대 이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 의회는 전체 의원 577명 중 40대 이하가 25%가량이다. 덴마크는 41.3%, 스웨덴 34.1%으로 더 높다. 그런 만큼 청년 정치인이 쉽게 정계에 입문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반대다. 여전히 청년들의 정계 진출이 쉽지 않다. 21대 국회의 평균 나이가 54.9세로 50대가 주류다. 40대 이하의 비중은 17%에 그쳤다. 매년 최연소 국회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1대 국회의 최연소 국회의원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으로 1992년생이다. 국내 정계 전체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26세로 경남 거제도에서 당선돼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