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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워치]여당에서 ‘한국형 MMT’ 운띄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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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0.08.27 07:03:08

금리위주 통화정책 한계 지적
4차 추경 거론되는데...재정적자 우려 논란
선진국형 양적완화 소극적인 한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금리정책이 실효적이지 않으면 한국형 양적완화(QE)나 현대화폐이론(MMT)도 적극 검토해야하는 것 아닌가.”

양항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한국은행 국회업무보고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를 향해 “중소·중견기업들은 여전히 자금난이 심하다. 국채발행이 늘면서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데 기업의 이야기를 잘 안듣고 계신 것 같다”며 MMT식의 돈 풀기를 압박했다.

양 위원뿐만 아니라 홍익표, 김두관 의원 등 여당 상당수 의원들도 전통적 금리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로 나서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홍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비전통적 수단을 권고했다”며 “중앙은행이 좀 더 직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많은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은의 코로나19 대응이 ‘금리정책’ 위주의 전통적 방식 상당부분 치우쳐있다는 비판이다.

한은의 완화정책이 집값 상승의 부작용을 키우는데 일조해 한은의 추가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주택자들만 소비 여력이 생겨 경제 활동이 활발해졌지만, 세입자들은 지갑을 닫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양적완화 효과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가고 있고 긍정적 효과가 생기지 않는 점을 한은이 고려해야 한다”며 더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그동안 한은은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5%로 0.75%포인트 내리고,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시행하며 한국형 양적완화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선진국형 양적완화와는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무제한 RP매입 운영기한을 정해둔데다 만기 3개월 이내의 RP 공급에 제한을 뒀고,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시장에 돈을 푼 유동성 규모는 약 73조원(1차 회사채 매입기구 대출 의결 기준) 규모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푼 돈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연준은 올초 4조1736억달러에 불과했던 자산 규모를 19일 기준 7조110억달러로 2조8344억달러(68%) 불렸다. 한화로 약 3376조5000억원 규모다.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을 한도없이 사들여 시장에 달러를 쏟아붓는 ‘무제한 양적완화’의 들어간 결과다.

무엇보다 여당이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대해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는데 있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올해 정부의 관리재정수지는 112조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데다, 국가채무비율이 적정비율로 여겨졌던 40%를 초과한 43.5%(3차 추경 반영시)까지 치솟으며 정부는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 편성을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도 사상 최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식 뉴딜 정책을 선언한 정부로서는 디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발권력을 동원한 돈 찍어내기를 주창하는 MMT는 좌파 학자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 비주류 경제학이다. 외면받던 MMT가 재조명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다.

MMT는 정부가 일반 가계처럼 지출을 반드시 세수(소득)와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이론이다. 정부 부문의 적자(=정부 부채)는 비정부 부문, 즉 민간과 대외부문의 흑자와 액수가 같고 이렇게 발생한 비정부 부문의 소득은 저축의 형태로 남는다. 그 어떤 저축보다 안전하다. 정부는 자국 통화에 대해 지불불능에 빠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나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책 ‘균형재정론은 틀렸다: 화폐의 비밀과 현대화폐이론’의 저자인 랜덜 레이 미국 미주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의 작동에 해악을 끼친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며 “왜 우리는 현금보다 가치저장수단이 높은 금이나 비트코인을 몽땅 사두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컴퓨터 엔터키’를 눌러대 화폐를 찍어내 쓰더라도 부작용없이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날도 이주열 총재는 “미국이나 유럽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나 유동성공급의 정도가 우리와 다를 수 있다”며 “현재로선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어 본격적으로 MMT를 채택하는 나라는 없다고 봐야한다”고 일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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