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아닌데, 죄인 된 기분”…쿠팡맨의 호소

장구슬 기자I 2020.06.02 08:01:50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연쇄감염 확산
‘쿠팡 직원 출입 자제’ 아파트 안내문 등장
쿠팡맨 “응원과 격려 부탁해” 靑 청원 올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연쇄감염이 이어지며 ‘쿠팡 직원은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은 아파트까지 등장한 가운데, 한 쿠팡맨이 ‘죄인이 돼버린 기분이 든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한 쿠팡맨이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쿠팡은 공공의 적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린 쿠팡맨은 “쿠팡 부천물류센터 확진자를 매개로 다시금 코로나19가 확산돼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점점 늘어가는 확진자 수를 보며 가장 기본적인 방역수칙 지키기와 초동대처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런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노력마저 폄훼되는 것 같아 고심 끝에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는 난데없는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주문량 폭증 그 이면에는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을 맞아 강력한 사회적거리두기를 실천할 수밖에 없었던, 빨리 이 사태를 종결시킨 후 예전의 자유를 찾고 싶었던 많은 분들의 간절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간절함을 알기에 저희 쿠팡맨은 잠시 쉬는 것조차도 사치라 생각하고 어느 곳이든 어떤 상황이든 간에 24시간 배송을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개월째 계속되던 쉼없는 배송에 다들 지쳐갈 때쯤, 한 고객님의 정성스러운 손편지와 먹을 것 가득한 선물이 생각난다. ‘이토록 어려운 시기에 쿠팡이 없었다면 어떻게 코로나19를 이겨냈을까요? 고생해주시는 쿠팡맨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힘내세요’라는 내용이었다. 만나는 분마다 격려해주시고 음료수를 챙겨주시며 응원해주신 덕분에 저희 역시 보람찬 땀을 흘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죄인이 돼 버린듯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는 것도 주저하시고 심지어는 아파트 내에 공고를 붙여 쿠팡맨은 못 들어오게 막아버렸다. 불과 며칠 만에 싸늘하게 바뀐 시선이 지금 당장은 너무 힘들지만 저희 쿠팡맨들은 그럼에도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고객들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쿠팡맨은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올해 초부터 모든 캠프는 관리자들 공지 아래 출퇴근 발열체크, 거리두기, 마스크착용, 쿠팡카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켜왔고 신천지관련 배송불가 공유 및 비대면 배송 등을 먼저 실천하며 고객님께 가장 안전한 상품배송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런 방역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계속되는 확진자 발생과 언론보도로 인해 불안한 마음이 크시겠지만, 응원과 격려 질책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쿠팡 택배기사 아파트 출입 자제 논란. (사진=채널A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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