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비무장지대(DMZ) 이남 지역인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2일 DMZ 내에서 ASF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이후 10일 만에 DMZ 이남 지역서 처음으로 멧돼지 폐사체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다.
12일 환경부는 경기 연천군 왕징면에서 발견된 멧돼지 1개체와 강원 철원군 원남면에서 발견된 4개체 중 3개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한 결과 각각 1개체 총 2개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모두 민간인통제선 내에서 군인이 발견해 관할 지자체에 신고한 뒤 환경과학원으로 이송 후 분석됐다.
먼저 연천군에서 발견된 개체는 지난 11일 오후 1시 45분쯤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 하천변에서 비틀거리는 상태로 발견해 신고했고, 연천군 및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가 출동 후 사살해 시료를 확보했다.
철원군에서 발견된 개체도 군인이 11일 오전 7시 30분쯤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에서 폐사체 1개체를 발견한 뒤 사단의 지시에 따라 추가 수색과정에서 3개체를 더 발견해 총 4개체의 폐사체가 철원군에 신고됐다. 그러나 1개체는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인데다 지뢰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우선 3개체의 시료만 확보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ASF 감염 멧돼지가 DMZ를 뚫고 내려왔을 가능성에 대해 “우리측 철책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DMZ 내 멧돼지가 남쪽으로의 이동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른 매개체에 의한 간접 전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접경지역에서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DMZ 내 멧돼지에서 바이러스 검출 후 연천과 철원에서도 감염 멧돼지가 발견되면서 접경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멧돼지에 ASF가 퍼져 있을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현재까지는 연천과 철원에서만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확인된다”면서도 “앞으로 접경지역에서 서식하는 야생멧돼지 전체로 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
환경부는 ASF 바이러스 검출을 확인한 직후 검출결과를 농림축산식품부, 국방부, 연천군, 철원군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행동지침(SOP)‘에 따른 조치를 요청했다.
앞으로 국방부는 발견지점에 대한 군병력의 접근을 금하고, 추가적인 폐사체 수색과 발견 시 즉시 신고를 할 예정이고 연천군과 철원군에는 발견지역을 중심으로 관리지역을 설정하고 출입통제와 주변지역의 방역을 진행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다만 이번에 검출된 지역이 민통선 내로서 지뢰지역이 혼재된 지역임을 감안해 국방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현장 여건에 맞는 차단시설 설치 와 방역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형근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은 “국내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ASF 대응에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면서 “추가적인 확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