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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신흥국 전반의 통화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를 계기로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에 환율 불안이 이미 촉발된 와중이어서 주목된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대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는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모두 배럴당 70달러대에 진입했다. 평균가격(18일 기준)은 지난해 말 대비 17.4% 상승했다.
시장의 예상을 큰 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3년6개월 만에 배럴당 80달러대에 근접할 정도로 올랐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6월 말 67달러, 12월 말 66.67달러)보다 10달러 넘게 오른 것이다.
이에 신흥국 통화 가치는 급락했다. 신흥국통화지수(JP EMCI)는 지난 1월23일(71.09) 고점을 기록한 이후 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가 각각 20.8%, 16.1% 내렸고, 러시아 루블화와 폴란드 즈워티화도 각각 9.6%, 7.2% 급락했다.
유가 상승에 신흥국 통화가 하락하는 이유는 미국에 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생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유인이 커진다. 이 때문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게 되고, 신흥국 통화 가치는 하락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선진국 자금은 신흥국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 통화는 한 번 더 ‘몸값’을 낮추게 된다.
문제는 향후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따른 이란발(發) 공급 차질과 중동 정정 불안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평균 유가(3대 유가 기준)를 각각 배럴당 50.17달러, 56달러로 전망했다가 지난 4월에는 62.31달러, 65달러로 높여 잡았다.
원유 소비가 많아지면서 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그나마 낫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 호조의 방증이어서, 신흥국들의 수출도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 상승은 공급요인에 따른 것이다. 경기와 상관없이 유가만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오히려 세계 경제는 머지않아 확장세를 끝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흥국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국제금융센터 관게자는 “국내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 중 채권은 공공자금 비중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글로벌 달러화 유동성이 경색될 경우 우리나라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