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택 어피너티 회장 실질적 1인자 등극...‘미다스의 손’ 주목
어피너티는 글로벌 투자회사인 UBS캐피털에서 아시아와 태평양 투자를 담당하던 팀이 2004년 분사해 설립됐다. 박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19년간 재직한 뒤 2000년 UBS캐피털의 한국 대표로 이직했다. 박 회장은 40억달러(약4조8000억원) 규모의 차익을 안겨준 오비맥주 매각 성공에 힘입어 2015년 KY탕 회장과 함께 공동 회장에 올랐다.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 투자자(LP)들이 박 회장에게 ‘승진’으로 화답한 셈이다.
박 회장은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익을 낸 로엔엔터테인먼트 딜도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2013년 SK로부터 로엔을 인수한 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킹콩엔터테인먼트,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지분 70%), FNC엔터테인먼트(지분 10%) 등 연예기획사의 경영권 또는 지분을 2년만에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4건의 딜에 투입된 금액은 440억원에 불과했다. 로엔의 성장전략에는 오비맥주와 하이마트 등 유통기업에 대한 투자 노하우가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업사이드를 위한 속전속결 전략, 단순명료한 의사결정 체계, 전임 경영자에 대한 신뢰 등은 박 회장만의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VIG파트너스로부터 2100억원에 버거킹코리아를 인수해 식음료프랜차이즈에 도전했다. 어피너티는 문영주 대표를 그대로 유임시켰다.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VIG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었을 때와 변함없이 20%를 웃도는 매출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피너티는 현재 제너럴모터스(GM)보유 현대카드 지분 인수 협상을 현대차그룹과 진행하고 있다. 될성부른 투자에 감각적인 베팅을 하는 박 회장이 올해는 또 어떤 마술을 보여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TPG, 8년만에 한국시장 다시 밟아...이상훈 대표 ‘파트너급’ 영입
세계 5대 PEF로 꼽히는 미국 TPG도 주목할 만한 하우스다. TPG는 지난 1994년 아시아 지역에 사무소를 처음 설립하고 투자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총 12개국에서 81억달러를 투자했으며 한국에서는 제일은행과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두 건의 바이아웃 딜이 끝이었다. TPG는 2005년 제일은행을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하면서 1조원 규모의 막대한 차익을 남기면서 ‘PEF=먹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안겼다. TPG는 결국 2008년 3월 SK텔레콤에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을 매각하고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파트너급으로 영입된 이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어피너티, 칼라일, KKR 등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들이 한국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향유하는 것을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존 윙클리드 TPG 공동 대표 역시 “아시아 지역에서 수년 간 활동을 이어오면서 한국에서의 투자 기회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이상훈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역동적인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성산업가스 경영권 인수전에 첫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은 4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7호 펀드레이징에 동참할 유한책임회사(LP)들의 기대감도 뭍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딜이다. MBK파트너스,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확실한 존재감을 심어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는 2월초 예정된 본입찰에서 TPG가 승기를 잡기위한 과감한 베팅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