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사들, '영업규제 완화' 등 7대 정책과제 건의

김현아 기자I 2013.11.02 12:18:00

"각종 규제로 매출액 증가율 둔화돼 유통산업 경쟁력 훼손"
국회와 정부에 건의..영업규제 완화, 판매장려금 규제완화 등 요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마트(139480),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사와 백화점들이 정부 규제로 실적이 악화돼 국내 유통산업경쟁력 전반이 훼손되고 있다며, 지난 1일 ‘대규모유통업 불황타개를 위한 7대 정책과제’를 국회와 정부에 건의했다.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에 각각 10.7%와 11.4%였지만, 2012년에는 5.1%, 5.5%, 2013년 상반기 중에는 0.0% 및 2.7%로 둔화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를 통해 ‘영업규제 완화’, ‘판매장려금 제한 지양’,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성급한 도입 지양’ 등 7대 과제를 제한했는데, 사회적으로 전통시장을 돕기 위한 대형마트 휴무제의 실효성 등에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건의문이 제출된 날, 중소 대리점들이 모인 이동통신판매인협회는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고, “재벌 유통사들의 통신시장 진입을 규탄한다”고 외치는 등 대형 유통사를 규제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 백화점 및 대형마트 매출액 증감률 >(단위: %, 전년대비)
◇대규모유통업체 영업규제 완화 요구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은 2012년 6월 이후 지자체별 조례 제정, 2013년 1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및 밤 12시~오전 10시 사이 영업이 제한돼 매출신장에 지장을 받고 있다.

전경련은 애초 기대했던 대규모유통업체 영업규제의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고, 납품 협력업체, 납품 농어민, 입점업체 등 사회적 약자의 피해규모만 연간 5.4조원에 달하는 만큼, 대규모유통업체에 대한 영업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매장려금 제한 지양

국회 정무위에는 대규모유통업체가 납품업체 재고 부담을 전제로 수령하는 판매장려금을 제한 또는 폐지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10월2일 ‘판매장려금 부당성 심사지침’ 제정을 통해 판매장려금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전경련은 판매장려금이 제한되면 대규모유통업체의 경영부담 증가는 물론, 납품거래가 재고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대기업 위주로 이뤄져 중소기업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장려금이란 유통업체가 재고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직매입거래에서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 상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지급하는 금액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성급한 도입 지양

국회 정무위에는 대규모유통업체의 부당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신설하자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전경련은 개정안이 원고가 아닌 피고에게 입증책임을 부담함에 따른 입증책임 전가 논란, 헌법상 과잉금지 및 중복처벌금지 원칙 위배 논란 등 법리적 논란이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준거래계약서 사용 의무화 지양

국회 정무위에는 공정위가 정하는 대규모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의 표준거래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전경련은 표준거래계약서 사용 의무화가 계약거래에 있어 사적자치의 원칙에 어긋나고, 시장변동에 따른 개별기업의 탄력적 대응을 어렵게 하는 만큼 지양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 내수회복 등 경제여건이 변동함에도 불구, 계약기간 등의 문제로 납품단가 조정이 어려워져, 유통업체뿐 아니라, 납품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대규모점포 등록 신청 시 건축허가서 첨부 의무 해지

현행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상 대규모점포는 등록 신청 시 건축허가서 내지 신고필증을 첨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전경련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대규모점포가 등록을 신청할 경우 건축허가서 첨부 의무를 해지해 줄 것을 건의했다. 건축허가서를 발부 받으려면 부지 매입, 건축 설계 등 막대한 비용의 투입이 필요한 데, 관할기관으로부터 등록 허가가 거부되면 모든 손해를 대규모점포 개설자가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권 인지세 현행 유지

국회 기재위에는 정부 발의안으로 1만 원 권 상품권에 인지세 100원 신설 및 10만 원 초과 상품권의 인지세를 기존 400원에서 8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인지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전경련은 1만 원권 상품권에 대한 인지세 부과가 이중과세의 문제와 타 인지세 과세대상과의 조세 형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인지세율의 현행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액상품권의 소액권 교환 또는 구매 잔액의 상품권 환급 시 1만원 권으로 교환하면 이중과세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부동산 소유권 이전증서’ 등 다른 과세대상의 거래금액 대비 인지세율은 0.015~0.08% 수준인데, 1만 원 권 상품권에 대한 인지세 100원 부과 시 인지세율은 1%로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교통유발단위부담금 인상률 축소

올해 9월중 교통유발단위부담금을 최대 2.86배 인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전경련은 교통유발부담금이 지자체별로 1990년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증가해왔고, 교통량 감축 효과도 크지 않은 만큼 교통유발단위부담금 인상 폭을 축소할 것을 건의했다. 2001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는 교통유발부담금이 직접 자가용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아닌 시설물 소유주에 대한 부담금 부과여서 교통량감축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가 열린 1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이동통신판매인협회 관계자 500여 명이 모여 ‘27만 원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방통위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이동통신판매인협회는 정부에 10월 초 하이마트 등에서 진행된 갤럭시S4 17만원 판매 등에 대한 처벌과 함께 △이동통신 판매업종을 고유 업종으로 지정해야 하며△ 재벌유통망의 거미줄식 영업확장에 따른 소상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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