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이어져 온 엔고 추세가 올들어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일본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엔화 가치는 달러화대비 16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유로화에 대해서도 10년 반만에 1유로=100엔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으나 올해에는 이 같은 추세가 끝날 것이란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환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올해부터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엔저(低) 시대`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고 기조는 지난 1971년 8월 미국 닉슨 대통령이 발표한 달러방위 정책, 이른바 `닉슨쇼크` 이후 40년 동안 지속돼 왔다. 외환 전문가들은 닉슨쇼크 이후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엔화의 가치 등락 주기에 주목하면서 올해에는 엔고에서 엔저로 기조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개인투자가협회 이사인 기무라 기요시 애널리스트는 `16년 6개월 주기설`을 근거로 들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외환 시장은 닉슨쇼크 이후 지난 1973년에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바뀌면서 1977년에 들어와 처음으로 급격한 엔고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당시 엔화 가치는 달러당 200엔대까지 단번에 치솟았고(달러-엔 환율은 하락), 1978년 10월에는 달러당 180엔대를 돌파했다.
이후 16년 6개월 이후인 지난 1995년 4월 고베 대지진 이후 엔캐리 트레이드(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금융거래)로 엔화 가치는 달러대비 79엔대를 기록했고, 이후 16년 6개월이 지난 작년 10월말에는 사상 최고치인 75엔대까지 치솟았다.
엔화 환율은 이처럼 16년 6개월마다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무라 애널리스트는 "엔화가 차트 위 또는 아래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제 엔화 약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증권의 미야타 나오히코 수석 애널리스트도 "올해는 엔화 약세의 원년이며, 닉슨 쇼크 이후 40년간 계속된 장기 엔고 추세가 대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야타 애널리스트는 16년 6개월 주기 외에도 13년 6개월마다 엔화가치가 저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즉 지난 1971년 8월 닉슨 쇼크 이후 엔화가치는 `플라자합의`로 엔화가 급등하기 직전인 지난 1985년 2월(1달러=262엔)과 1998년 8월(1달러=147엔)까지 13년6개월마다 저점을 찍어왔다는 것이다.
미야타 애널리스트는 "16년 6개월과 13년 6개월이라는 두개의 장기 주기가 겹치는 시기가 올해 초"라며 "장기 추세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적 분석 외에도 실물 경제 부문에서 엔화가 올해에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본의 소비세 증세의 성공 여부에 엔화의 향방이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기무라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국채 등급이 그나마 높게 유지되고 있는 주요 이유는 노다 정권이 추진하는 소비세 인상이 이뤄질 경우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소비세 증세가 좌절될 경우 일본 국채값은 단번에 급락하고 엔화도 거센 매도 압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