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 친디아 진출 속도낸다

조용만 기자I 2006.03.21 08:59:19

월마트·델, 친디아서 투자·고용확대
대형 소매업체, 인도 소매시장 적극 공략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서구 기업들의 친디아(Chindia, 중국+인도)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 국내 수요가 커지는 데다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 수익마진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대기업들이 중국과 인도에서 투자 및 고용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인도 정부가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소매부문 등에 대한 규제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개인용 컴퓨터 업체인 델은 인도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델의 마이클 델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인도 방갈로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1만명인 인도 직원을 2009년까지 2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델 회장은 "인도와 같은 해외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3년간 해외 매출이 120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급증했다"며 "인도에는 인재 모집의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로 엔지니어 부문의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델은 현재 인도에서 4개의 콜 센터와 기업용 제품의 시험센터, 소프트웨어 개발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의 최대 소매업체 테스코는 인도 바르티 엔터프라이즈와 합작사 설립을 논의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스코는 영국 수퍼마켓 쇼핑 시장의 30%를 점하고 있으며, 최근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인도의 소매시장 규모는 연간 2500억달러 규모로, 테스코와 바르티는 인도에 합작 식료품 체인을 개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소매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점포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직접 투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외국 대형소매업체들은 내년에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4위 소매업체인 메트로가 인도에 2곳의 현금점두 판매 센터를 개설한 가운데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업계 2위 까르푸 등이 인도 소매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외자 유치를 위한 인도정부의 규제완화 노력도 외국인 투자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초 소매영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을 51%까지 허용키로 하는 등 유통시장을 개방했고, 최근에는 해외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루피화에 대한 외환거래 자유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9.9%, 인도가 8.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국민들의 소비지출 여력과 내수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외국기업의 친디아 진출을 앞당기고 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미국 월마트는 올해 중국에서 20개의 점포를 새로 개설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15만명을 추가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3만명 수준인 중국 종업원을 5년내에 5배까지 늘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월마트 아시아 최고경영자(CEO)인 조 해트필드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 도시에도 신규 점포를 개설할 것"이라면서 "향후 20년 이내에 중국 월마트의 영업규모가 미국 시장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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