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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발표된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를 밑돈 수준이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2월 근원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이 역시 2월의 0.3% 상승보다 약간 완화됐다.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완화되면서 전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의 충격은 일부 누그러졌다.
하지만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1만1000명으로 직전주보다 1만1000명 감소했다. 이번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 21만7000명을 밑돌았다.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단기간에 통화정책을 바꿀 필요는 없고, 금리인상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올해에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정책을 덜 완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미국의 6월 금리인하 확률은 위축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기준금리 전망에서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76.6%를 가리키고 있다.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52.8%다. 9월 인하 가능성은 70%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6월 인하에서 9월로 밀린 것이다.
반면 유럽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하면서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일부 위원이 금리인하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것이 2%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스와프시장에선 ECB가 6월에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67%로 보고 있다. ECB가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내 세 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다.
미국보다 유럽이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 달러화 강세는 지지됐다. 달러인덱스는 11일(현지시간) 오후 7시 26분 기준 105.27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5% 오른 0.93유로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강달러에 달러 매수 심리가 이어지며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370원 부근까지 오른다면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가 커지며 환율 상단이 지지될 수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여는 만큼, 이창용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 개입성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