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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2주간 진행된 COP26은 진통 끝에 하루를 넘긴 13일 오후 11시 30분(현지시간) 200여개국이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에 서명하면서 폐막했다.
결정문에는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석탄과 화석연료가 COP 합의문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지만, 초안과 비교해 막판 인도의 반대로 문구가 ‘폐지’에서 ‘감축’으로 극적으로 수정됐다.
주요국이 2030년대까지 석탄발전을 단계적 감축하는 내용의 선언에 한국은 40여개 국가와 함께 서명했다. 한국은 앞서 모든 석탄 발전을 2050년까지 폐지하기로 한 바 있어 이 기조에서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에서 ‘글래스고 기후조약’과 별개로 석탄발전의 중단을 최대 20년 앞당긴 영국 주도 성명에 산업부 장관 명의로 이름을 올린 만큼 조기폐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인 중국, 러시아, 인도가 2030년 NDC 1.5도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수준을 제시함에 따라 내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지금 각국이 제출한 목표대로라면 지구온도 상승폭이 2도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최근 2030 NDC 목표를 2018년 대비 40% 이상으로 상향해 새롭게 제출했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50% 감축 주장도 나오는 만큼 2030 NDC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은 2020년까지 1000억달러(약 118조원)의 재원을 달성하지 못한데 대한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것과 더불어 연장된 2025년까지 2019년 보다 2배 이상 많은 기금목표를 달성하기로 했다. 2019년 기준 기후재원은 796억달러가 모였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만큼 기금 마련에 기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가별 할당량 등이 정해지진 않아 정확한 기여액은 산정하지 않았다.
국가감축목표(NDC)는 5년마다 10년 단위의 목표를 제출하는데 대해 미국과 중국의 극적 합의로 모든 국가가 5년마다 이행기간을 설정하는데 합의했다.
국제 탄소시장 지침과 관련된 ‘파리협정 6조 세부이행규칙’이 6년 만에 완결되면서 모든 파리협약의 세부이행계획이 완결되면서 우리 정부는 기준별로 적용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해외 기술 및 자본 이전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분을 국제탄소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토록하는 것과 감축분이 양쪽 국가 모두에게 반영돼 이중으로 계산되는 것을 막는 방안에 대한 것이다. 2013년 이후에 등록된 사업은 NDC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멈추고 토양 회복에 나서는 ‘산림·토지 이용 선언’과 메탄 배출량도 30% 감축하는 ‘국제 메탄서약 ’도 나왔다. 각각 100여개 국가가 참가했으며 한국도 동참했다.
석탄 폐지 합의 불발과 기금 마련에 대한 대화의지 확인 수준에 그친 이번 COP26에 대해 곳곳에선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글래스고 기후합의에 대해 “승인문은 절충안(compromise)이다. 오늘날 세계의 이익, 조건, 모순 그리고 정치적 의지의 상태를 반영한다”며 “불행하게도 집단적인 정치적 의지는 몇 가지 깊은 모순을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기후변화로 수몰 위기에 몰린 섬나라 몰디브의 아미나스 쇼나 환경기후변화기술부 장관은 “1.5도 이내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며 “1.5도와 2도의 차이는 우리에겐 사형선고와 같다”고 더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 및 관련 기구 직위에 대한 선거가 진행돼 우리나라에서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 이사회 멤버와 파리협정 이행준수 위원회 위원, 청정개발체제(CDM) 집행위원회 위원이 당선됐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 대한민국 협력연락사무소의 설립 및 운영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억원을 공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