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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쌀 수급·가격 안정세…별도 시장격리 조치 없다

이명철 기자I 2020.10.11 11:00:00

농식품부 양공수급안정위, 수확기 수급상황 점검
쌀 예상생산량 3% 줄지만 쌀 소비량도 감소 추세
10월 하순부터 쌀값 안정, 필요시 추가 대책 마련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 가량 줄지만 소비 또한 감소세를 보여 수급 여건은 안정적이라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쌀 공급이 많을 경우 실시하는 시장 격리 조치도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예년보다 높은 수준인 쌀값은 10월 하순부터 수확기 쌀이 본격 출하되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일 전남 보성군 득량면의 논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호우·태풍 여파, 올해 쌀 초과 생산량 없을듯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관계부처와 생산자·유통인·소비자단체 대표, 전문가·학계 등이 참여한 양곡수급안정위원회 협의를 열어 올해 수확기 수급상황을 점검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재배면적·위치별로 일정액을 지급하는 공익직불제를 처음 도입하면서 쌀값 시세에 따라 직불금을 주는 변동직불제는 폐지됐다. 정부는 쌀값 변동에 대응할 장치가 사라짐에 따라 올해부터 쌀 수급을 관리하기 위한 쌀 수급안정장치를 제도화했다.

쌀 수급안정대책은 매년 10월 15일까지 수립토록 했다.

초과생산량이 생산량 3% 이상, 단경기·수확기 가격이 평년 5% 이상 하락한 경우에는 초과생산량만큼 매입토록 했다. 제도 시행 초기인 2020~2021년산은 전년 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해도 매입이 가능하다.

매입이 있는 경우 이듬해에는 생산자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직불금 대상자의 재배 면적을 조정할 수있다.

민간 재고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거나 3순기 연속 가격상승률이 1% 이상 지속될 때는 정부 양곡을 판매토록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3.0% 감소한 363만1000t이다. 재배면적 감소폭은 4000ha로 크지 않지만 집중 호우와 태풍 등으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종 생산량은 11월 중순경 확정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매년 쌀 소비량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하면 예상 수요량 감소폭이 올해 생산량 감소폭과 비슷해 수급은 균형 범위일 것으로 예상했다. 10월말 기준 정부양곡 재고는 106만t이고 2020년산 공공비축 매입량(35만t)까지 감안하면 정부의 쌀 공급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양곡수급관리위는 수급관리 기준상 정부의 별도 시장격리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쌀 한가마당 22만원 육박, 쌀값 지속 모니터링


올해 산지쌀값은 작년산 재고소진과 2020년산 수확 지연 등으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다. 10월 5일 산지쌀값은 80kg당 21만9288원으로 전년동기(19만1912원)대비 14.3% 비싸다.

농식품부는 10월 하순 이후 재배면적 91%를 차지하는 중만생종이 본격 출하하면서 쌀값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수확기 출하 물량을 안정적으로 매입하고 쌀값 추이를 지켜보며 산물벼 인수도 등 필요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수확기 공공비축과 함께 산지유통업체에 지난해보다 6.5% 증가한 벼 매입자금 3조3000억원(농식품부 1조2000억원, 농협 2조1000억원)을 지원해 수확기 출하 물량을 안정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태풍 등에 따른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중 쌀의 품위 저하를 막기 위해 도복(쓰러짐), 흑·백수(낱알이 변하는 현상) 등 피해벼 농가 희망물량을 매입한다. 쌀값이 급등락하지 않도록 수요조사 등을 거쳐 산물벼 인수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떡·도시락 등 영세업체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연말까지 정부양곡 가공용 쌀 1만2000t을 추가 공급한다. 당초 올해 가공용쌀 공급 계획량은 28만t이었지만 8월 1차로 2만5000t을 추가 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물량까지 합하면 총 공급량은 31만7000t이다.

가격 동향에 따라 필요시 영세자영업자 등 대상 정부양곡 공급방안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11~12월에는 수확기 쌀 유통 질서 확립 방안으로 국산·수입산 쌀 혼합, 생산연도 혼합 등 양곡표시제도 특별 단속을 추진하고 정부양곡 유통·관리 실태도 중점 점검한다.

김종훈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앞으로 농식품부는 수확기 초기 산지 쌀값, 쌀 최종생산량 확정 등을 감안해서 수급상황을 재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수급안정장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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