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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하 시인의 제자들이 꾸린 모임 ‘이산하의 친구들’은 절판된 시집 ‘한라산’을 복간하기 위해 페이스북 펀딩 페이지를 만들고 출판 비용 모금과 시집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 시인은 1987년 3월 사회과학 무크지 ‘녹두서평’에 4.3 현장을 자세히 그린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했다. 당시 거센 민주화 운동으로 위기에 몰린 군사정권은 “4·3제주폭동을 민중혁명봉기로 미화하는 등 용공 활동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시인을 구속했다. 옥고를 치르던 시인은 정부가 ‘88서울올림픽’을 띄우기 위해 초청한 국제펜클럽 소속 유명 작가 수전 손탁의 국제 구명 운동으로 풀려났다.
시 ‘한라산’은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과 함께 제주 4.3의 숨겨진 역사를 세상에 알리는데 이바지했다. 시집으로 묶여 2003년 시학사에서 출간했으나 현재 절판이다.
‘이산하의 친구들’은 “시집 ‘한라산’은 역사적으로 문학사적으로 다시 세상에서 읽혀야 할 귀중한 시집이기에 어려운 가운데 복간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인이 ‘한라산’ 필화 사건 유죄 판결에 아직 재심 청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집은 도서출판 ‘노마드북스’를 통해 이달 말 출간될 예정이다. 다음 달 6일에는 CY씨어터(홍대입구 가톨릭회관 지하)에서 출판 기념을 겸한 북콘서트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