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올들어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업체의 주가흐름이 부진하다. 코넥스 상장사 시절엔 이전 상장을 재료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막상 시장을 옮긴 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거래량이 적은 코넥스에서 주가를 올려놓는 바람에 공모주 투자자와 일반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바이오리더스는 이전 상장한 지 한 달여만에 공모가 1만5000원대비 18% 하락했다. 지난달 7일 시초가 17100원을 형성한 뒤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장 당일 기관 투자가는 80만주에 달하는 순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공모주 청약에서 기관에 배정한 물량이 89만4000주였던 점을 고려하면 신주를 받자마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이전 상장을 앞두고 코넥스시장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4월 초까지만 해도 1만원 선을 밑돌았으나 3개월 만에 140% 이상 올랐다. 코넥스에서 이목을 끈 덕분에 개인 대상 청약에서 1222.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 2조2007억원을 끌어모았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지만 정작 코스닥 시장에선 소외당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에 앞서 이전 상장한 알엔투테크놀로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알엔투테크놀로지도 상장 당일인 6월22일이 고점이었다. 당시 1만2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두달 만에 6210원으로 떨어졌다. 스팩과 합병을 통해 이전 상장한 닉스테크와 정다운도 투자자 사이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 코넥스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투자지표로 활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며 “최근 코스닥 시장 트렌드에서 벗어난 업종이 소외당하면서 새내기주도 명암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넥스 상장사의 이전 상장이 꾸준하게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앞서 상장한 업체 주가 흐름이 부진하면서 공모주 시장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옵토팩 엘앤케이바이오 이엔드디 솔트웍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핸디소프트 현성바이탈 등이 이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