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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의 편식주의자] `빅맥`스러운 GS25 3단 타워버거?..촉촉한 반전

박지혜 기자I 2016.06.13 08:29:36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간편한 식사에 만족스런 맛을 느낄 때만큼 행복할 때가 없습니다. 그 원초적인 욕구를 위해 간단하고 편안한 음식으로만 ‘편식’(便食) 해보려고 합니다. 맛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다소 솔직하고 자극적일 수 있겠지만 늘 먹거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잘 먹겠습니다.

편의점 햄버거계의 빅맥 ‘GS25 3단 타워버거’

지난달 출시된 ‘3단 타워버거’를 구입하기 위해 평일 오후 회사가 있는 서울 중구 명동의 GS25 두 군데를 들렀습니다. 결과는 구입 실패. 입소문 때문인지, 지난 9일까지 진행된 매일유업 카페라떼 증정행사 때문인지 쉽게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 다음 날 출근길 동네 GS25에 들러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다른 편의점 햄버거에 비해 손으로 느껴진 부피와 무게가 우월했습니다. 자연스레 눈이 간 포장지에서 확인한 열량은 727kcal(226g). ‘3단 타워버거’와 크기, 맛에서 비교되고 있는 맥도날드 빅맥은 512kcal(213g)입니다.

비닐 포장지를 뜯어보니 GS25 3단 타워버거가 무너지지 않으려는 듯 다부지게 플라스틱 용기에 몸을 싣고 있었습니다.
2500원의 3단 타워버거는 국내산 돼지고기 40%와 닭고기 33%, 호주산 소고기 27% 가량이 들어간 패티 2장에, 빵 3장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100% 호주산 소고기 2장이 들어간 4700원의 빅맥과 비교하면 맛은 어떨까요? 이데일리의 식구들이 모여 먹어봤습니다. 다음은 두 햄버거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고 블라인드 테스트한 결과입니다.

A가 3단 타워버거이고, B가 빅맥입니다. 3단 타워버거는 평균 별점 3.3개, 빅맥은 3.1개를 얻었습니다.

식구들의 시식 후기에서 3단 타워버거를 먹은 누리꾼의 반응이 떠오르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치즈가 꾸덕꾸덕”, “패티가 미끄러워 먹다 보면 내용물이 흘러내린다”라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시식을 마친 식구들은 A와 B의 정체를 알고 대부분 놀라워했습니다. 저렴한 편의점 햄버거의 선전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40대 연령대의 식구들은 10~20대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의 간식거리로만 여기던 편의점 햄버거를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다시 보는 눈빛이었습니다.

물론 ‘개취’(개인의 취향)이긴 하지만 3단 타워버거는 식구들에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맛으로, 편식주의자들의 끼니 해결로는 ‘개이득’ 이라는 호응을 얻었습니다.

빅맥(왼쪽)과 3단 타워버거(오른쪽)의 단면 비교 사진입니다. 두 햄버거의 지름은 빅맥이 약 0.5㎝ 가량 더 컸습니다. 높이는 보시다시피 빅맥보다 빵이 좀 더 봉긋하게 솟아오른 3단 타워버거가 높았습니다.
시식 전 햄버거를 반으로 잘라 본 단면에서 빵의 두께를 확인하고 3단 타워버거가 빅맥보다 퍽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먹어본 뒤 저뿐만 아니라 식구들의 반응은 예상을 뒤집었습니다. 햄버거의 빵보다 패티의 질감과 소스의 양이 반전 요인이었습니다.

단, 누구는 3단 타워버거를 먹고 부드러워서 목이 메이지 않았다고 말했고 다른 누구는 씹는 맛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빅맥을 먹으며 ‘역시 콜라가 있어야 돼’라고 말했지만 다른 누군가는 고기는 씹어야 제맛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촉촉한 맛에 ‘호로록’ 먹게 되는 3단 타워버거. 자연스레 식구들 가운데 여성들은 칼로리를 궁금해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여름이 시작된 이 마당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점심에도 샐러드와 다이어트 도시락을 챙겨 먹던 여성 식구들. 그들은 빅맥보다 칼로리가 높다는 말에 ‘털썩’, 꿀꺽하는데 10분도 안 걸린 햄버거가 700㎉ 이상이라는 말에 또 한 번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이쯤 되면 ‘그래서 먹으란 거야, 말란 거야?’라는 반응이 나올 텐데… 어느 것이 더 맛있는지, 영양가가 있는지를 가리는 절대적 평가 결과를 기대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새로운 햄버거가 나왔는데 빅맥이랑 비슷하대, 그래? 그럼 먹어보자’는 호기심에 경쾌하게 접근한 자리였기 때문에 ‘넌 그게 좋아? 내 입엔 이게 더 맞아’라며 함께 즐기고 싶었을 뿐. 다이어트를 하고 계신 분이라면 피하시고, 그래도 먹어보고 싶은 분들은 다이어트 콜라와 먹고 난 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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