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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 사업에 뛰어든 특급 호텔들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워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호텔 벽이 낮아지면서 호텔 침구 세트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
윤다혜 롯데호텔 전략구매팀 대리는 “예비 부부는 물론 30~40대 여성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수면치료가 있을 만큼 숙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침구류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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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체인 웨스틴사는 ‘7초 안에 잠든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만든 ‘헤븐리 베드’를 자체 판매하고 있다.
3000만 달러(약 329억원)를 들여 개발한 헤븐리 베드는 900개의 스프링을 사용한 매트리스를 비롯해 거위털 이불 3종, 순면 시트, 패드, 베개 5종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거위털 이불 88만원, 거위털 베게 22만8000원(커버·내피 포함), 매트리스 260만7000원 등이다.
웨스틴 조선 호텔 관계자는 “예전에는 호텔에서 투숙한 고객들이 침구를 다시 찾았지만 요즘은 지인에게 추천을 받거나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헤븐리 베드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며 “다른 선물보다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호텔신라(008770)는 곧 자체 제작한 침구를 판매할 계획이다. 직접 개발한 린넨은 국내 최고 수준인 80수, 400TC로 구성해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번수는 높을 수록 가늘고 촉감이 부드럽다. 가로·세로 1인치 안에 포개어진 실의 가닥 수를 의미하는 밀도(TC) 역시 수가 높을수록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또 색상도 일반적으로 순백색 리넨을 사용하는 데 반해 신라호텔은 은은한 베이지톤을 적용해 가정에서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80수에 400TC를 구현한 린넨은 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는다”며 “베이지톤 색상을 구입하고 싶다는 고객들이 많아 판매를 준비 중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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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호텔이 자체 개발해 세계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쓰는 ‘W 베딩’은 블랙프라이데이에 품절될 정도로 직구 선호도 1위 품목으로 꼽힌다. 가정에서 쓰기 부담없는 회색, 하늘색 등 다양한 색상이 특징이다. 가격은 킹사이즈 기준 거위털 이불 92만원, 페더베드 60만원, 거위털 베개 23만원 등이다.
회원수 9만명의 뷰티용품 카페 운영자는 “‘혼수 침구’로 불리는 W호텔 베딩은 해외 사이트에서 40% 핫딜이 뜨면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예전에는 듀벳커버(솜 없는 이불 커버), 페더베드(패드 덮개) 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새는 인터넷 정보가 발달된 데다가 외국 생활을 한 고객들이 많아 이를 잘 활용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에서도 호텔 베딩을 판매하고, 일반 침구 기업에서도 ‘호텔용 이불’이라는 말로 광고를 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수면 산업이 뜨고 있는 만큼 업계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