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인터넷 수입대행 쇼핑몰(해외에서 팔리는 외국 브랜드를 대신 구매해서 수입·배송까지 해주는 업체)에서 19만8000원짜리 청바지를 주문한 홍신정(25)씨. 홍씨는 주문하고 난 다음날 같은 제품을 1만원 더 싸게 팔고 있는 쇼핑몰을 발견했다. 그는 “주문한 청바지를 취소하자니 번거롭고 수수료까지 떼이고 나면 별 차이가 안 날 것 같아 그냥 1만원을 손해보고 말았다”며 “이후부터는 여러 사이트를 비교해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A사이트에서는 ‘베컴 셔츠’로 불리는 티셔츠가 3장에 9만9800원으로 한 장당 3만3300원꼴이지만, B사이트에서는 같은 제품이 한 장에 7만4800원이었다. 값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층 사이에 수입대행 쇼핑몰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같은 제품이라도 수입대행사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어떻게 해야 보다 싸게 살 수 있을까?
가격이 차이 나는 이유는 수입대행사마다 물건을 사오는 가격이 다르고, 수수료와 배송료, 적용 환율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에서 상품을 싸게 확보하고, 운송료를 줄이고, 수수료를 적게 받는 대행사가 국내 소비자에게 더 싼 값에 상품을 공급하게 된다. 결국 소비자로서는 ‘손품’을 팔아 한 푼이라도 더 싸게 파는 쇼핑몰을 찾아야 한다.
여러 사이트를 비교하는 것은 기본.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수입대행 사이트를 방문한다는 대학생 이시현(23)씨는 “직접 상품을 골라 구매만 대행하는 경우는 배송료를 비교해 본다”고 말했다. 현지 쇼핑몰과 제휴해 대행사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업체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어 그만큼 싸게 살 수 있다.
세일 여부를 자주 체크해야 한다. 해외 쇼핑몰의 세일 일정에 따라서도 상품 가격이 수시로 바뀐다. 직접 해외 쇼핑몰에서 물건을 골라 배송·통관·결제만 쇼핑몰에 맡기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쇼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수입대행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5만원짜리 폴로 티셔츠 3장을 구입할 경우, 소비자는 티셔츠 3장에 따로따로 배송료를 내게 된다. 반면 같은 해외 쇼핑몰에서 폴로 티셔츠 3장을 한꺼번에 구매할 경우 3장이 함께 배송되기 때문에 배송료는 한 번만 내면 된다. 하지만 배송료 등이 비쌀 경우 해외 쇼핑몰이 더 비쌀 수도 있으니 따져봐야 한다.
수입대행 쇼핑몰을 이용할 때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줄이고 안전하게 쇼핑하는 것은 알뜰쇼핑의 지름길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연구팀 나광식 차장은 “수입대행은 환불이나 교환이 어렵고, 반품을 할 때 배송료까지 물어야 한다”며 “또한 상품 규격이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한경종 경제분석팀 사무관은 “해외 수입대행 쇼핑몰 이용시 기본적으로 판매자의 신원, 통신판매 신고, 사업자 등록 여부가 명확한지 확인하고 판매자에 대한 평가, 불만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며 “무통장입금보다 카드 결제나 후불 거래를 이용하는 게 보다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