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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사망 0명, 왜 가능했나”…바이젠셀 VT-EBV-N 임상책임자에게 던진 10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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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기자I 2026.07.20 08: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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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치료된 환자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 그리고 그 환자가 완치에 가까워지도록 돕는 것이 VT-EBV-N의 역할이다."

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의 임상적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바이젠셀 VT-EBV-N은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 치료제로 지난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 국내 1호로 승인받았다.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은 항암치료로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에 도달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은 희귀 혈액암이다. 재발하면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급격히 줄고 생존 예후도 크게 악화된다. VT-EBV-N은 환자가 완전관해에 도달한 이후 체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잔존질환을 제거해 재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가 세포치료제다.

전 교수는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6) 구두세션에서 VT-EBV-N 장기 추적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결과 투약군의 4년 무질병생존율은 95.0%, 전체생존율은 100%를 기록했다. 대조군은 각각 56.3%, 83.8%였다. 특히 투약군의 무질병생존율은 2년과 4년 모두 95.0%로 유지됐다.

이데일리는 13일 VT-EBV-N의 놀라운 성과를 듣기 위해 전 교수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완전관해에 도달한 뒤에도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인가.

-그렇다. 이번 임상에서 대조군의 4년 무질병생존율은 56.3%였다. 완전관해에 도달했던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4년 이내 재발하거나 질병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은 관해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고, 한번 재발하면 생존 예후가 극도로 불량해지는 특징이 있다. 대조군에서 나타난 재발과 질병 진행은 이 질환이 가진 일반적이면서도 치명적인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현재 완전관해 이후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확립된 표준 공고치료는 없다.

△VT-EBV-N 투약군과 대조군의 장기 성적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났나.

-VT-EBV-N 투약군의 4년 DFS는 95.0%였다. 대조군 56.3%와 비교하면 38.7%포인트 차이가 난다. 전체생존율(OS)은 투약군이 100%, 대조군이 83.8%였다. 대조군에서는 4년 동안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질병 재발과 악화에 따른 것이었다.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P값도 DFS 0.0210, OS 0.0205로 확인됐다. 희귀질환의 특성상 투약군 21명, 대조군 25명으로 환자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두 군의 효과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기 때문에 통계적 유의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투약군에서는 21명 가운데 1명만 질병이 진행됐다. 이 환자에게는 어떤 위험 요인이 있었나.

-이 환자는 첫 치료 직후 VT-EBV-N을 투여받은 환자가 아니었다. 한 차례 재발한 뒤 구제항암치료를 받고서야 두 번째 완전관해(CR2)에 도달했고, 그 시점에 VT-EBV-N을 투여받았다.

환자는 60세 이상 고령인 데다 병기도 4기였다. 세포가 손상되거나 파괴될 때 혈액으로 방출되는 효소인 젖산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LDH) 수치도 높았다. (LDH는 암에만 특이적인 지표는 아니지만, 림프종 환자에서는 종양의 부담이나 질병의 활성도가 높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후 지표로 활용된다.)

여기에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나타내는 ECOG 상태도 좋지 않았다. ECOG는 환자가 걷기, 일하기, 식사·세면 등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척도로, 일반적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전신 상태와 활동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환자 수가 적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VT-EBV-N은 재발한 뒤 투여하는 것보다 첫 항암치료로 완전관해에 도달했을 때 바로 투여하면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즉, 암이 다시 나타난 뒤 치료하기보다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를 초기에 제거해 재발을 막는 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다.

△2년과 4년 무질병생존율 모두 95.0%로 유지된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약물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됐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혈액암 재발은 치료 이후 초기 1~3년 사이에 집중된다. 투약군의 DFS가 2년부터 4년까지 떨어지지 않고 95.0%를 유지했다는 것은, 단순히 재발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이 아니라 재발 자체가 억제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형암이나 혈액암에서는 완전관해 상태가 5년 이상 유지되면 일반적으로 완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현재의 생존곡선이 4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된 만큼, 5년 이상의 장기 추적에서도 긍정적인 완치 경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투여한 EBV 특이 T세포가 장기간 재발을 억제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처음 투여한 T세포가 몇 년 동안 체내에 그대로 남아 재발을 막는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VT-EBV-N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돕는 치료에 가깝다.

투여된 EBV 특이 T세포는 종양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동시에 다른 면역세포의 반응도 끌어낸다. 이 과정에서 세포독성 T세포인 CD8 양성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NK세포) 활동이 강화되고, 일부는 기억 T세포로 남는다. 기억 T세포는 이후 EBV 항원이 다시 나타나는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실제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 후 혈액 속 EBV 유전자 수치인 EBV DNA가 일시적으로 높아졌지만, 암이 재발하지 않고 다시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환자의 면역체계가 EBV를 스스로 억제하는 힘을 갖게 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4년 무질병생존율이 95.0%로 유지된 배경에도 이러한 면역기억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CAR-T와 달리 중증 면역독성이 두드러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CAR-T 치료는 환자의 T세포에 암세포를 찾아내는 인공 수용체를 붙인 뒤 다시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 세포들은 몸속에 남아 있는 암세포를 강하게 공격한다. 치료 효과가 강한 만큼 면역반응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RS)이다. 면역세포가 한꺼번에 활성화되면서 고열, 저혈압,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의식 혼란이나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는 신경계 독성도 발생할 수 있다.

반면 VT-EBV-N은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얻은 자가 T세포를 이용한다. 이 T세포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와 관련된 암세포가 가진 LMP1·LMP2a 항원을 찾아 공격하도록 배양된다.

쉽게 말해 암세포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EBV 표지자를 가진 세포를 골라 공격하는 방식이다. 정상세포까지 넓게 공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투여 시점도 다르다. VT-EBV-N은 항암치료로 암이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CR) 상태에서 투여한다. 몸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을 막는 것이 목표다. 암세포의 양이 매우 적은 상태에서 치료하기 때문에 과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작다.

실제 이번 임상에서는 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나 중대약물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고령 환자에서도 특별한 안전성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 재발 위험은 낮추면서도 강한 부작용 부담은 줄일 수 있다는 점이 VT-EBV-N의 임상적 장점으로 평가된다.

△현재 투여량과 치료 주기는 어떻게 구성됐나. 투여량을 늘리면 효과도 더 좋아질까.

-임상에서는 1회당 4000만 개 세포를 주 1회씩 4주간 투여하고, 4주간 휴식한 뒤 다시 주 1회씩 4주간 투여했다. 총 8회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투여량이나 횟수를 늘리면 효과가 더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재 용량과 일정만으로도 4년 무질병생존율 95.0%와 전체생존율 100%라는 결과가 나왔고, 중증 치료 관련 이상반응도 없었다. 약가와 치료 효율을 함께 고려하면 현재 투여 방식이 효과와 안전성의 적절한 균형점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한다.

△ASCO와 EHA 발표 이후 해외 연구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희귀질환 환자를 비교적 적절한 기간 안에 모집했다는 점과, 잔존 EBV를 제거하면 잔존 종양세포와 재발도 줄어들 것이라는 가설을 실제 환자 임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 많은 연구자가 놀랐다.

B세포 림프종에서는 CAR-T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T세포 림프종은 세포치료제 개발 난도가 높아 성공 사례가 매우 드물다. 자연스럽게 VT-EBV-N의 작용기전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고령 환자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없었는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경우 자가 세포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는지 등 실제 활용과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T세포 림프종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인 세포치료제 데이터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추가 임상 3상과 향후 환자 치료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반적으로 3상을 진행하려면 현재 임상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0명 이상의 환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은 매우 희귀한 질환이어서 대규모 환자를 모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를 고려해 이번 2상을 준비할 때부터 대조군을 설정하고 이중맹검 방식을 적용했다. 일반적인 단일군 2상과 달리 사실상 3상에 가까운 구조로 설계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별도의 추가 3상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대신 국내 첨단재생의료 제도를 활용해 약 15명의 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VT-EBV-N을 투여하는 치료계획 승인을 받았다. 관련 국가기관의 세부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첫 환자 투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VT-EBV-N의 임상적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CAR-T처럼 사망 직전의 환자를 극적으로 살려내는 화려한 치료는 아닐 수 있다. VT-EBV-N은 일단 치료돼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뒤를 묵묵히 지키는 약이다.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은 재발하면 예후가 매우 나쁘지만, 관해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한 표준치료가 없다. 이번 연구는 1차 치료로 얻은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재발을 막아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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