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업의 지역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지역 차등 요금제 도입 시점이 정치적인 이유로 뒤로 밀리고 있어 범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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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지역 차등 요금제 시행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올 상반기 중 시범 도입해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모색하려 했던 정부의 계획이 최소 반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
정부는 전력망 확충 부담을 낮추고자 지난해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시행하고 올 상반기 중 도매시장, 내년 중 소매시장에 지역 차등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송전 부담에 따라 전기요금에 차등을 둬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같은 전기 다소비 시설의 입지를 발전소가 많은 비수도권으로 유도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한해 이어진 정치적 혼란과 에너지 정책 변화 여파로 그 일정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옛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10월 수도권과 비수도권, 제주를 3분할하는 차등 안까지 마련했으나 정치적 혼란 속 시행하지 못했다. 6월 출범한 새 정부에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 전환과 주무부처 변경 등 과정에서 차등 요금제는 후순위 과제로 밀렸다.
차등 요금제 도입 시점은 빨라야 내년 초, 현실적으론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기존 3분할 안과 17개 시·도별 전력자급률에 따른 분할안 등을 놓고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그 결과가 내년 2월께나 나오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그 이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 차등 요금제 도입을 꺼내 들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분산에너지법의 또 다른 축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운영도 원활치 않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분산특구를 지정해 현행법상 금지된 발전 사업자와 전력 수요자 간 직접거래를 활성화하려 했으나 실제론 이달 초 들어서야 전남·제주·부산(강서구)·경기(의왕시) 네 곳을 첫 분산특구로 지정했다. 또 이 와중에 분산특구로 사실상 낙점됐던 최종 후보지 3곳(충남·경북·울산)의 지정은 보류됐다. 이들 세 곳이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달리 가스발전소에 기반을 둔 열병합이나 수소·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당장 급한 건 전력망 확충이지만 분산에너지 활성화도 함께 추진해야 현 전력수급의 어려움을 풀어낼 수 있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멈춰선 정책을 원칙대로 서둘러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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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고, 분산특구를 운영만으로 전력 다소비 기업이 지역으로 옮겨가도록 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업들이 수도권 입지를 선호하는 데는 인재 채용과 비즈니스 편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기존 반도체 거점이 있는 경기도 용인에 약 600조원을 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가 조성키로 했고, 이 사업에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이 걸렸기에 정부도 첨단산업·전력망 특별법까지 제정해가며 이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력망 구축 어려움을 이유로 입지를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는 앞으로 들어서게 될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이 풍부한 비수도권 입지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기업이 비수도권을 선택하려면 전기요금 혜택뿐 아니라 근로자의 정주 여건을 고려한 주택·교육 등 지역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의 지원을 병행해야 분산에너지법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전력이 풍부한 비수도권 지자체가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활용해 지역 대학에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AI 데이터센터는 입지와 전력비용 부담을 덜고, 해당 대학은 AI 연구를 원활히 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토대로 지역 경제 기반이 갖추는 식의 종합적인 로드맵을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외국에선 지자체가 기업 투자 때 세금 감면과 부지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며 “우리도 지자체가 지역 차등 요금제를 넘어선 혜택을 줄 권한 부여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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