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 가격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우위의 양상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초부터 증시가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지난해 고점을 경신한 직후 4거래일 내리 쉬고 있는 모습이다. 강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새해 첫 주부터 부진한 배경으로는 금리 반등이 가장 유력하다”며 “예컨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27일 3.79%에서 약 1주 반 만에 4%까지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를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연동채로 확인되는 실질금리로 나눠 살펴보면, 모두 반등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는 한편,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는 다소 기대가 과했던 데 따른 현상이다.
다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아직 비교적 덜 조정됐다는 판단이다. 그는 “현재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하향조정되지 않았다”면서 “블룸버그에서 집계하는 시장내재금리는 3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약 84%에서 60% 수준으로 하향된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또 페드워치(FedWatch) 데이터도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월 금리인하 확률을 약 63.8%로 반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추가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이를 감안하면 증시의 부진이 조금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강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와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은 약 22배 수준으로, 최근 5년 및 10년 평균을 모두 상회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 밸류에이션은 현재 10.3배 수준으로 5년(11.1배) 및 10년(10.5배) 평균을 모두 하회한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금리 급락세에도 밸류에이션에 기댄 증시 상승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1월부터 이뤄진 가격 반등에 비해 신용융자잔고는 유지되고 있는 한편, 고객예탁금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가격조정 여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보인다.
강 연구원은 “단기 트레이딩 자금보다 중장기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밸류에이션 타격 가능성이나 증시 대기자금을 감안했을 때 국내증시 가격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