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1년 만에 '빗물터널' 본격화…2027년까지 완공

김은비 기자I 2022.09.12 11:15:00

침수피해 큰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우선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다음 달 발주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서울시가 지난달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침수취약지역 6개소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사진=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오 시장이 발표한 6개소는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다.

서울시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상이변에 대비하고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사업 시행계획을 수립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 방재성능을 현재 30년 빈도(시간당 최대 95mm/h 처리)에서 50년~100년 빈도(시간당 최대 110mm/h 처리)로 상향한다는 목표다

이번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2011년 우면산 일대에 내린 폭우로 당시 오세훈 시장이 설치를 추진했던 사업을 11년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사업을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대심도 사업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시는 지난 8월 8일~11일 서울 일부지역에 쏟아진 100년 빈도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 3개소부터 추진한다. 사업 기간을 최소화해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강남역은 주변보다 10m 이상 낮은 지형으로 인해 폭우가 오면 이 일대로 빗물이 모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시는 강남역~한강 구간에 길이 3.1km, 시간당 110mm 이상의 폭우를 견디는 규모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를 추진한다.

광화문 일대는 인근 인왕산과 북악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시는 종로구 효자동~청계천 구간에 길이 3.2km, 시간당 100mm 이상의 빗물을 처리하는 규모로 설치를 검토한다.

도림천은 타 하천에 비해 폭이 좁아 비가 오면 수위가 빠르게 차고 인근의 관악산의 경사가 가팔라 빗물이 빠르게 흘러 내려오는 특징이 있다. 시는 동작구 신대방역~여의도 구간에 길이 5.2km, 시간당 100mm 이상의 빗물을 처리하는 규모로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강남역 일대 3500억 원, 광화문 일대 2500억 원, 도림천 일대 3000억 원으로, 국비와 시비를 합쳐 5년간 총 9000억 원이 투입된다.

시는 사업의 첫 단계로 구체적 시설 규모를 설정하기 위한 각 사업별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다음 달에 착수한다.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용역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나머지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 3개소는 2단계 사업으로 분류해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규모 침수피해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라며 “시민 및 각계 전문가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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