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윤석열 참전…“전국민 20만원씩” Vs “이러면 국가 파산”

최훈길 기자I 2021.07.15 08:30:00

이재명 "재원 상당히 많아, 전국민 지급해야"
윤석열 "日 적자 봐라, 특정해 집중 지원해야"
당정 갈등도, 홍남기 "고소득층 빼고 선별해야"
15일 2차 예결위서 재난지원금 놓고 충돌 예고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긴급재난지원금을 놓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국민에게 20만원 씩 주는 방안을 제시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나랏돈 퍼주기’로 가면 국가 파산이 우려된다며 받아쳤다. 여당 ‘전국민 지급’ 당론에 반기를 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해임하겠다며 벼르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데일리DB)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5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이틀째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다. 예결위는 전날에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관계부처 장관들이 출석한 가운데 종합정책질의를 할 예정이다. 국회는 20일부터 예결위 소위를 열고 구체적인 심사에 돌입한 뒤 23일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은 소득 하위 80%가 아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제안한 20만원 씩 전국민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소득층의 소비 진작을 겨냥한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은 폐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은 코로나 확산 및 방역 강화를 고려해 증액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정당국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 피해가 없었던 고소득층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게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4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지급하느라 (지원 대상을) 80%로 제출(했다)”며 “국민지원금, 소상공인피해지원금, 캐시백 해서 3종 패키지의 큰 틀은 이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치가 결정하면 행정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모든 예산사업에 대해 정치가 결정하면 다 하라는 것과 똑같다”며 “재정을 맡는 입장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여당측은 “길은 정치가 내고 정부는 낸 길을 따르라”며 홍 부총리를 압박했다.

당정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대선주자들도 충돌 양상이다. 여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부자가 죄인은 아니다. 세금은 더 많이 내는데, 위기 상황에서 국가 지급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이중 차별”이라며 “재원 부족이 문제라면 차라리 전국민에 차별없이 20만원을 지급하자”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추경 재원이 상당히 많다”며 △집합금지 명령 직접 피해 대상 지원 △과다 피해 선별적 지원 △모든 국민 보편 지원 등 3단계로 나눠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15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180석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정말로 민생에 필요한 정책은 과감하게 날치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를 겨냥해 “온 국민이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청하는데 재정 문제 때문에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정치”라며 “본인이 정치를 하고 계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 관련해 “일본도 한 20년간 노인복지를 위한 재정지출을 엄청나게 들였는데 그게 주요 재정적자의 요소가 됐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식으로 나가다 보면 (국가가) 파산하기가 쉽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는 재정건전성이란 걸 굉장히 중요한 지표로 여기고 유지해야 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고 당연한 일”이라며 “보편적으로 하기보단 정책 목표를 세워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급 대상을 특정해 집중 지원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복지 재정 동원이) 거위의 배를 갈라서 (황금)알을 꺼내는 식이 돼선 곤란하다”며 “(세금을) 걷어서 (도로) 나눠줄 거면 일반적으로 안 걷는 게 제일 좋다”고 강조했다.

2차 추경안(33조원)에 15조 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지원 3종 패키지(국민지원금, 카드 캐시백,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책이 포함됐다. (자료=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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