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집세(전·월세)는 최근 2~3년 이래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0.5%)는 2019년 2월(0.6%)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월세(0.3%) 또한 2016년 11월(0.4%)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임대차법으로 전세매물이 귀해지자, 집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월세 가격도 자극하는 상황이다.
사회초년생들이 몰리는 원룸이나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특히 1억원 미만 저가 원룸은 씨가 말랐다. 9월 서울에서 1억원 미만 원룸(전용 30㎡) 거래는 8월에 비해 20% 줄었다. 1131건으로 데이터를 집계한 2019년 이래 최저치다. 대학생과 직장인이 몰려 있는 관악구(152건)가 유일하게 세 자리 수 거래량을 나타냈지만 이 역시도 전달 대비 31% 떨어진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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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임대차 분쟁과 전세금 반환 사고의 대부분이 보증금 3억원 미만의 서민 주택에서 발생했다. 최근 4년간(2017~2020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된 조정건수 6745건 중 보증금 3억원 미만이 97.4%(4857건)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부가 서민들의 절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 도리어 임대차법이 적응해가는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치부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11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과거 1989년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도 4~5개월 정도 임대 가격이 오르는 등 시장 혼란이 있었다. 어려움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슬기롭게 마음을 모아 극복해 나가면, 몇 개월 후 전세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4~5개월이 일생일대의 큰 위기라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어느 누리꾼은 이렇게 말했다.
“(살던 전셋집에) 눌러앉을 수 있게 된 세입자의 행복은 새로 집을 구해야하는 신규 세입자들의 피눈물로 이루어진 걸 모르나요. 급등한 전세가로 인해 결혼을 고민하고, 학업을 고민하고, 이사를 고민하는 서민들의 아픔도 일시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