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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 정도면 악재는 제쳐두고 호재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뉴욕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신고가 기록을 또 깼다. 코로나19 치료법 소식이 들려오면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항공주와 크루즈주 등이 큰 폭 뛰어올랐다.
◇S&P·나스닥 또 신고가 새로 썼다
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0% 상승한 1만1379.72에 거래를 마쳤다. 또 신고가다.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0% 오른 3431.28에 장을 마치며 처음 3400선을 돌파했다. S&P 지수도 최근 신고가 행진 중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역시 날아올랐다. 하루 만에 1.35% 뛰어오르며 2만8308.46을 기록했다.
증시를 달군 것은 코로나19 소식이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공화당 대선 전당대회 하루 전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긴급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자청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대단한 날”이라고 했다. FDA가 일요일 오후 성명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뒤이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대선 전 코로나19 백신의 FDA 긴급 사용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 대선’으로 불릴 정도로 팬데믹 추이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은 당장 반응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무려 9.93% 폭등한 주당 36.32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초(1월2일 기준 89.74달러)만 해도 90달러 안팎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델타항공의 경우 9.28% 뛰었다. 크루즈주는 기록적인 급등을 보였다. 카니발 주가는 이날 10.17% 뛴 16.14달러를 기록했다. 노르웨이안 크루즈 라인과 로열 캐리비언의 경우 각각 7.58%, 4.71% 상승했다.
펀드스트래트의 톰 리 리서치 책임자는 “다음달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1만명 아래로 감소할 것”이라며 “전세계 자본은 다시 미국 주식을 사려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혈장 치료법을 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뉴욕 증시 상승 탄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 곧 잡히나…호재만 보는 증시
주요 기술주는 상승 탄력을 이어갔다. 애플 주가는 1.20% 오르며 503.43달러를 기록했다. 첫 주당 500달러 돌파다. 아마존(0.69%), 마이크로소프트(0.31%), 페이스북(1.64%) 등은 1% 안팎 오름세를 보였다. 테슬라(-1.75%) 정도만 다소 주춤했다.
미·중 갈등은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이 고심 끝에 미국 내 사용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틱톡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건 가벼운 일이 아니다”며 “그러나 우리의 권리와 지역사회, 임직원의 권리를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제지표는 둔화했다. 이날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미활동지수는 1.18을 기록하며 전월(5.33) 대비 떨어졌다.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그 속도는 크게 느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것은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와 관련한 이벤트 등이 대선과 직결돼 있는 만큼 월가는 추후 정치 변동성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75% 하락한 22.37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