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얻기 위해 한 명이 스타벅스 커피 300잔 시켜
매력적인 판촉물로 판매 끌어올리는 마케팅 역사 깊어
치토스 따조 마케팅 성공… 포켓몬 빵 스티커도 인기
롯데리아의 포켓몬 스노우볼, 웃돈 얹어 되팔리기도
| 스타벅스 서머 레디 백과 서머 체어(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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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지난 22일 여의도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 소비자가 한번에 커피 300잔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300잔을 샀단 점이 아니다. 해당 소비자는 그 중 한 잔만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두고 갔기 때문이다.
올해 스타벅스는 계절음료를 포함해 17잔을 마시면 작은 캐리어 모양의 ‘서머 레디백’과 캠핑 의자인 ‘서머 체어’를 증정한다. 그 소비자는 300잔을 계사한 뒤 제공되는 서머레디백 17개만 갖고 사은품만 챙겨갔다. 즉 사은품 때문에 먹지도 않을 커피를 대량으로 주문한 셈이다.
유통업체들은 상품의 판매를 높이기 위해 인기 있는 굿즈(Goods·기획상품)를 함께 제공하는 일명 ‘굿즈 마케팅’을 진행하곤 한다. 굿즈 마케팅은 본래의 목적처럼 특정 상품의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사재기 문제 등 사회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 사건의 경우 후자라 할 수 있다.
| 따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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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처럼 미끼상품을 내건 마케팅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 치토스와 썬칩은 굿즈 마케팅은 한국 과자 역사에서 공전절후의 히트를 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1995년 오리온과 펩시코사의 합작사인 한국 오리온프리토레이는 치토스, 썬칩을 유통하며 스낵 안에 작은 홈이 파인 원형 모양의 플라스틱 딱지를 동봉한다. 바로 ‘따조’다.
일반적인 딱지 치기와는 달리 따조는 지면 위에 놓인 따조 가장자리를 손에 든 따조 끝으로 눌러 탄성을 이용해 튕겨 뒤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따조의 홈을 서로 결합시켜 모형을 만들거나 고무줄에 걸어 날리기도 했다. 당시 어린이들이 치토스를 샀던 이유는 맛보다도 따조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 포켓몬 띠부띠부씰(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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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계열사 샤니의 ‘띠부띠부씰’ 또한 엄청난 수집 열풍을 일으켰다. 띠부띠부씰은 샤니가 출시한 캐릭터 빵에 포장된 캐릭터 스티커다. 띠부띠부씰에 앞서 샤니는 인기 개그맨 김국진의 ‘국진이 빵’에 캐릭터 스티커를 넣었다. ‘핑클빵’에도 핑클 멤버의 스티커를 첨부했다. 당시 학생들은 인기 연예인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빵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1999년 일본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국내에 방영되자 샤니는 캐릭터 관련 상품으로 포켓몬스터 빵을 내놓으면서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을 배포한다. 포켓몬스터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자 초등학생은 물론 중, 고교생까지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포켓몬스터 빵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일 평균 판매량이 1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당시 인기 시트콤이었던 ‘순풍 산부인과’에서 주인공 격 아역인 미달이가 띠부띠부씰을 모으는 에피소드가 나올 정도로 스티커의 인기는 컸다. 띠부띠부씰만 갖고 빵을 버리는 어린이들이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 샤니는 디지몬 빵, 케로로 빵, 원피스 빵, 카카오프렌즈 빵, 라인프렌즈 빵을 선보였으며 현재 펭수빵을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 롯데리아 스노우볼(사진=롯데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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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도 포켓몬스터 굿즈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롯데리아는 지난 2018년 3월 20일 세트 메뉴를 구매한 고객에게 ‘포켓몬 스노우볼’을 9500원에 판매했다. 단품으로 구매할 경우에는 개당 2만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소비자들은 24시간 운영 매장을 새벽에 방문해 구입했다는 사례나 굿즈가 품절되지 않은 매장을 찾아 헤맸다는 글이 인터넷에 심심찮게 게시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포켓몬스터 스노우볼을 구입해 프리미엄을 얹어서 되파는 행위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