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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약속은 모두 거짓이었다. 한마디로 가관이다. 새누리당이 총체적 난국이다. 말 그대로 오합지졸이다.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는데 유승민 의원의 복당허용으로 여권 전체가 또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청와대는 말이 없고 새누리당은 호떡집에 불난 듯 시끄럽다. 20대 총선 직후 ‘과반붕괴’의 충격파로 잠시 고개를 숙이는가 싶었는데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가계부채, 구조조정, 수출·내수 동반부진 등등 국가경제의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지만 아무런 관심도 없다. 오죽하면 지난 17일로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 당정정 회의마저 취소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기업 구조조정, 맞춤형 보육 문제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민생과 경제를 팽개치고 계파갈등이라니 과연 집권 여당이 맞나 싶다.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계파화합을 강조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정책워크숍에서는 ‘계파청산 선언문 낭독’이라는 퍼포먼스까지 벌였다. 당 지도부도 앞장서서 친박·비박 계파대결이라는 용어사용의 자제를 언론에 요청할 정도였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래도 계파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새누리당이 4.13 총선 이후 두 달여 동안 한 일이라고는 사실 계파싸움 밖에 없다. 굳이 예외를 꼽자면 20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고 원만하게 원구성 합의를 야당과 마무리한 정도다.
총선참패 이후에는 친박·비박 서로가 “너 때문에 졌다”고 몰아세우며 악다구니를 썼다. 총선참패 직후 김무성 전 대표 등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줄사퇴한 이후에는 약 50일가까이 임시 지도부도 구성하지 못하는 무능을 연출했다. 원유철 비대위 체제 무산, 김용태 혁신위 체제 무산의 밑바탕에는 뿌리깊은 계파갈등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는 당의 무정부상태를 해소하고 우여곡절 끝에 등장했지만 출범 열흘 정도만에 좌초 직전이다. 김희옥 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무소속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복당 허용 결정 이후 거취를 고민하며 칩거 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비대위 체제가 또다시 와해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오는 8월 9일 새 지도부를 뽑는 차기 전당대회의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국민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
새누리당은 1997년 대선 국면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발해 2012년 대선국면에서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과거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보다 더 오랜 세월이다. 20년 가까이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차떼기 불법대선자금, 탄핵역풍, 공천학살 ,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 극한 갈등과 고비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번에도 새누리당의 저력이 발휘될 수 있을까?
세간에는 이제 새누리당도 간판을 접어야 할 때라는 탄식이 나온다. 어차피 ‘한지붕 두가족’에 딴살림이다. 입에 담기도 지겨운 친박·비박이다. 그만 싸우고 차라리 깨끗하게 갈라서는 건 어떨까. 요즘 세태에 이혼은 흠도 아니다. 총선 직전 공멸이 우려됐던 야권은 역설적으로 분열 이후 대성공을 거뒀다. 새누리당도 한 번 시도해봄직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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