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락과 KT의 신용등급전망 하락이 회사채 시장을 뒤흔들 전망이다. 국내 단 4곳의 ‘AAA’급 민간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AA’급 회사채의 신용등급 유지에 적신호가 켜진 탓이다.
무엇보다 우량 회사채의 발행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AA’급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AA’급 우량 회사채들의 신용등급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KDB대우증권은 13일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우량 크레딧물의 발행금리가 낮게 결정되는 분위기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우량 크레딧으로 분류된 ‘AA’급 이상 회사채도 더는 안전하지 않으며 앞으로 우량 크레딧물에 대한 진정한 옥석 가리기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국내외 신용등급 괴리차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등급에 대한 부담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A’급 회사채의 발행이 사라지며 ‘AA’급 우량 회사채에 기관투자가의 돈이 몰렸다. 이는 곧 우량 회사채의 발행 금리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AA’급 회사채들은 대부분 수요예측에서 두 배 이상 돈이 몰리는 ‘대박’을 터뜨렸고, 발행도 수월했다.
또한 장기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 수요도 약화하리라는 전망이다. 장기 크레딧물은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평가손실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가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장기 우량 회사채 규모가 더 부족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 연구원은 “우량 장기 크레딧물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하며 수급 불균형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실적 등 펀더멘털 약화가 신용등급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의 신용등급이 실적과 업황 상황에 따라 차별화되리라는 얘기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AAA였던 포스코가 AA+로 이동하면 기존 AA+ 업체들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며 “펀더멘털 악화가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것은 매우 정상적으로, 업황과 재무지표 변화에 더욱 민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