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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은 공연이 최근 또 있었을까. 공연기획사 ADL이 추진한 ‘2012 야외오페라 라 보엠’이 2일 오후 서울 신촌동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전날과 이날 이틀간에 걸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양일 간 무대에 오른 푸치니의 대표작 ‘라 보엠’은 국내서 보기 드물었던 대형 야외오페라 공연이었다. 지난 7월 프랑스 오랑주 오페라 페스티벌 공연에서 나딘 뒤포가 연출하고 에마뉘엘 파브르가 무대 디자인을 했던 ‘라보엠’을 기획사가 라이선스로 들여왔다.
덕분에 정명훈 예술감독의 서울시향이 연주를 맡았고 여기에 남자주인공 로폴로 역의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와 여자 주인공 미미 역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외에도 무제타 역의 소프라노 라우라 조르다노, 마르첼로 역의 바리톤 마르코 카리아와 공병우, 쇼나르 역의 바리톤 토비 스탠포드 알렌 등 쟁쟁한 성악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수원시립합창단과 PBC소년소녀합창단, 서울오페라앙상블합창단도 참여했다. 제작비는 30억원에 이르렀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제작비는 높아졌지만 경기불황 등으로 기업체의 스폰서 참여가 저조했다.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 티켓가격을 높이는 방법을 썼다. VIP석은 57만원, R석은 45만원 등 국내 공연 티켓가격의 ‘한계’를 깼다. 이에 대해 기획사 측은 이번 공연이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외국 야외오페라 티켓가격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거의 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가 티켓 논란으로 이어졌고 예매율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4회로 예정됐던 공연을 2회로 축소했고, 소셜커머스에는 할인된 티켓이 올라왔다.
여기에 태풍 볼라벤과 텐빈 탓에 본 공연도 두 차례나 순연됐다. 기획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손해를 감수하고 공연을 올린다”고 밝혔다. 결국 이틀간 2회 공연 티켓판매로 제작비의 40%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공연은 그래서 ‘절반의 성공’이란 말 외에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려웠다. 7000석 규모의 객석은 양끝의 구역만 좌석이 비었을 뿐 6000여명의 관객들이 채웠다. 귀뚜라미와 풀벌레 소리가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 연주와 어울렸고 성악가들의 기량은 달빛에 묻어 여름을 보내는 밤의 송가가 되었다. 휴대전화 촬영, 잡음과 기차소리 등 야외공연장에서 생길 수 있는 자잘한 문제가 없지는 않았지만 극의 감상과 야외공연 특유의 정취를 깨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막이 내린 뒤 테너 그리골로는 무릎을 꿇고 깊게 인사를 했다. 출연진들의 손을 잡고 무대 앞으로 뛰어나오는 세리머니를 수차례 주도했다.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우리말로 외쳤다. 소프라노 게오르규와 정명훈 예술감독도 무대 위를 발로 힘차게 두드리며 관객들의 환호에 답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라 보엠’이 사고 없이 마무리된 것에 대한 안도와 감격이 객석 끝까지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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