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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조정관 재정부 방문..이란·북한 경제제재 논의할 듯

윤진섭 기자I 2010.08.03 08:42:42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이란·북한 제재 조정관 일행이 3일 기획재정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정부 당국자와 어떤 사안에 대해 논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아인혼 조정관과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재정부를 방문해 국제금융국, 대외경제국 등 정부 당국자와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날 회의에서 양측간 어떤 내용이 오갈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의 추가 대북 제제 못지않게 한국 정부에 이란 핵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실제 아인혼 조정관의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지난 달 이란 핵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 결의안이 나온 뒤 유럽연합(EU) 27개국과 호주, 캐나다가 강력한 금융 관련 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국제 금융의 핵심부에 있는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과 수출계약을 맺거나 이란에서 각종 투자개발과 건설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기업은 현대건설(000720), 대림산업(000210), SK건설, GS건설(006360), 대우인터내셔널 등 20여 곳에 달한다.

이들 국내 업체들은 지난달 1일 미국에 이어 26일 EU(유럽연합)이 이란 경제제재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은행이 이란과의 외국환거래를 사실상 중단, 무역 대금 결제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실제 외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은 미국의 제재안이 발표되자 지난달 9일부터 이란계 은행과 수출입 거래는 물론 외환업무 등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달 8일 이전에 확정된 거래에 대해서는 대금결제와 송금 등을 일부 허용했지만 현재 정상적인 거래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도 미국의 제재안이 발표된 1일 긴급공시를 통해 "작년 10월 이란에서 수주한 1조4000억원 규모의 가스탈황시설 공사의 계약이 파기됐다"고 밝히는 등 이란 제재 조치에 따른 국내 건설사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주 관련부처 합동으로 이란과 교역규모가 큰 LG전자 등 대기업과 플랜트협회, 그리고 은행권이 참여한 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이란 경제 제재조치에 대해 지원책을 내놓을 경우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반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제재조치에 동참할 경우 이란으로부터 무역 중단 등 경제 보복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점 사이에서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 제재 법안을 발효한 미국이 오는 10월 1일 이란 경제 제재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케이스(시행령)를 내놓을 예정"이라며 "우리는 제재 대상이 아닌 원유수입이나 정상적인 무역거래는 물론 이미 계약이 체결돼 진행 중인 공사는 보호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전달해 시행령에 최대한 반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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