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일본의 땅값이 3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하며 디플레 우려를 더욱 점증시키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월1일 현재 일본의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3.5% 하락했다.
공시지가는 일본내 47개 현에서 모두 하락했으며, 2008년1월까지 수년간 상승세를 지속했던 도쿄와 나고야 중심지마저도 10% 이상 떨어졌다.
땅값 하락은 경기후퇴와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투자자금 유입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토지 매입을 꺼리는 영향을 받았다.
일본은 지난 1992년 부동산 거품 붕괴로 공시지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후 2007년까지 꾸준히 내림세를 지속했지만 지난 해에는 1.7% 올랐었다.
용도별로는 주거지역 지가가 3.2% 하락했으며 상업용 토지의 경우 4.7%나 빠지며 낙폭이 더 컸다.
또 매년 비교가 가능한 2만8000개 조회지역 가운데 23개 지역만 상승하는데 그쳐 1970년 조사 개시 이후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가 하락은 주요 도시 중심부에서 두드러져 심각성을 더했다. 도쿄 미나토구 가격은 지난해 22.1%나 뛰어오른 뒤 올해 13.1%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중심부 주거지역 역시 10% 이상 떨어졌다.
도쿄의 대표적인 건물은 마루노우치빌딩 역시 2002년 최대폭 상승세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를 유지하다 올해 처음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이처럼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과거 지가 하락으로 인해 2008년 회계연도 일반예산 지출 수준에 맞먹는 40조엔 이상의 부가 증발한 경험이 있다. 이같은 부의 증발은 소비지출과 투자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닛케이는 디플레이션으로 금융시스템 역시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며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인해 은행의 부동산관련 자산이 1조엔 가까이 줄어들었고, 일부 지역은행들의 경우 부동산 담보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수부양 조치 없이는 지가가 더 급격히 하락하면서 경제를 더욱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