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의 `대선·지방선거 평가 및 제안 토론회` 내 평가였다. 민주당은 지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하며 `반성문`을 써내려가기 시작한 가운데 쇄신을 재차 다짐했다. 그리고 근본적 변화를 위해 이재명 의원의 일보 후퇴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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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직후에 일었던 `이재명 책임론`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잇따른 토론회 속 이 의원에 대한 책임은 “명백하다”는 평가다.
지난 15일 오전 8시부터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 `더좋은미래`(더미래)를 시작으로 `더민초`, 재선 의원 모임까지 민주당 각계 모임은 한 시간 간격으로 미뤄둔 선거 평가에 나섰다. 이들은 패배 요인을 단순 개인 차원으로 돌릴 수 없다고 판단, 복합적 차원에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이 의원에 대한 책임에 대해선 입을 모았다.
`더미래`의 의견을 수렴해 대표 발제자로 나선 김기식 더미래 연구소장은 “문재인 정부 하의 민심이반이나 구도 문제만 탓할 수는 없다.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대장동 의혹과 법인카드 논란 등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지 못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재선 모임의 신동근 의원도 대선 전략을 `실패`로 규정하며 충분한 비전과 경쟁력을 이 의원이 보여주지 못한 데에 책임을 물었다. 불리한 구도 속 극복하지 못한 것은 이 의원의 `한계`였다는 설명이다. 비공개로 진행됐던 `더민초` 토론회에서도 대선 패배 이후 두 달 만에 어떠한 설명도 없이 `불도저`급으로 이뤄진 이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터져 나왔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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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더미래`는 전날 선거 패배 평가 토론회에 이어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8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가치와 의제, 그리고 인물의 부상을 통해 당의 얼굴과 중심을 바꿔내야 한다”며 “지금 변하지 못하면, 유권자의 선택은 굳어질 것이고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 포기를 에둘러 요청한 셈이다.
원로들 또한 이 의원의 `2선 후퇴론`을 주장했다. 같은 날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마련한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문희상 상임고문은 “책임 문제를 분명하게 규명하는 게 민주정당의 기본”이라며 “책임질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안다. 후보로 나간 사람은 졌으니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 의원을 직격했다.
이에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을 떠나 `97 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주자를 당의 간판으로 내세워 쇄신과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는 세대교체론 바람은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다. 근본적인 쇄신을 위해서는 `86 그룹`을 포함한 중진 중심의 리더십을 탈피해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젊은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97 그룹`의 대표 주자로는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전재수(가나다 순) 의원이 거론된다.
◇`팬덤 정치` 결별 요구 속 `無 대안`의 민주당
세대교체론과 함께 `팬덤 정치`와의 결별은 민주당의 또 다른 극복 사안으로 꼽힌다. 특히 대선 이후 민주당의 새로운 강성 지지층으로 급부상해 2030 여성을 위주로 이뤄진 `개딸`(개혁의 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 중심에 있는 이 의원의 퇴진이 곧 일부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 또한 힘이 실리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모든 `개딸`이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만약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와서 당 대표가 됐을 경우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당이 휘둘리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 선거에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누구를 뽑고 뽑지 마라라는 얘기까지 한다”며 “이 의원의 출마는 곧 강성 지지자의 정치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이 근본적으로 쇄신하기 위해선 이 의원의 불출마와 함께 강성 지지층과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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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또한 이를 보여준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1~13일 사흘 간 전국 성인 1025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해 1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의원(29.3%), 오세훈 시장(23.9%), 한동훈 장관(15.1%)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분류했을 때도 30대와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이 의원의 지지율이 우세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계파 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민주당을 이끌 리더십을 보이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며 “전당대회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의원의 대항마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 이 상황을 당내 세력 다툼으로만 보면 민주당은 큰 방향을 잃는 것”이라면서 “국민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지금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만한 리더가 누구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지지자가 이탈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두려워할 만한 사람이 나오는 것이 맞다”며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 의원의 출마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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