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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州)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한 지 둘째 날인 이날 트위터에 올린 4분가량의 동영상에서 “앞으로 며칠 동안 (자산의 건강 상태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영상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넥타이를 걸치지 않은 정장 차림이었으며, 탁자에 두 팔을 올린 채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 미 언론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백악관에만 머무르며 사람들을 보고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는 전면에 서야 했으며, 리더로서 문제들과 맞서야 했다”고 했다.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로나19 노출에 대한 책임론을 불식시키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11월3일 미 대선을 의식한 듯 “나는 곧 돌아갈 것으로 본다. 캠페인이 시작됐던 방식으로 내가 완수하기를 고대한다”며 코로나19를 어떻게든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같은 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상태에 대해서는 “영부인도 매우 잘 지내고 있다. 우리 둘 다 잘있다”며 “멜라니아는 아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영상은 군 병원에 입원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를 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공개됐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2일) 백악관에 격리 중일 때 호흡에 문제가 있었고 (혈중) 산소 수치가 떨어져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제공하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소식통을 인용해 같은 보도를 쏟아내던 미 언론들은 AP통신의 보도를 기점으로 소식통 대신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인용하기 시작했다. 메도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큰 소식통과 메도스 실장의 전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치료 중인 의료진의 판단과는 사뭇 결이 달랐다. 이날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 등 의료진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와 관련해 “아주 좋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었고, 호흡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