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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오한과 기침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가 나타났음에도 제주 여행을 중단하지 않은 서울 사는 70대 여성 관광객에 의한 ‘n차 감염’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안전사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수칙 상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올바른 마스크 사용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식약처는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 △어지러움 △두통 등 이상 반응이 발생하면 개별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한 뒤 증상이 완화되면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안내는 ‘비말차단용 마스크(KF-AD)’ 신설 등 마스크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방역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추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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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입자 차단 ‘KF94’ 최고…숨쉬긴 ‘비말차단·수술용’ 용이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돌보는 경우에는 KF94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다만 기침, 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건강취약계층, 기저질환자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우선 권장됐다.
건강취약계층은 노인, 어린이,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을 일컫는다. 만성 폐질환, 당뇨, 만성 신질환, 만성 간질환, 만성심혈관질환, 혈액암, 항암치료 암환자, 면역억제제 복용 중인 환자 등은 기저질환자로 분류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교수(예방의학 전문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 내 의료인들은 바이러스 속에서 살고 있으니 KF94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감염원에 강하게 노출돼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요즘 같은 여름철에 무덥고 숨쉬기 나쁜 KF94 마스크를 종일 착용하는 것보다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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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할 때에는 ‘보건용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의약외품’ 마스크는 미세입자나 비말 등의 차단 성능이 검증된 제품으로, 구매 시 반드시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미세입자 차단은 KF94, KF80, 비말차단용·수술용 순으로 성능이 있고 이와 반대로 호흡은 비말차단용·수술용, KF80 KF94 순으로 용이하다. 식약처가 허가한 마스크인지 여부를 알고 싶다면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제품명을 검색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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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 마스크, 비말차단 성능 입증되지 않아”
의약외품 마스크가 없을 때는 천 마스크나 일회용 마스크 등과 같이 공산품 마스크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공산품 마스크는 비말차단 성능이 공식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마스크를 착용할 때에는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도록 하며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건이나 휴지를 사용할 경우 밀착력이 떨어져 성능이 저하되므로 덧대지 말고, 착용하는 동안 마스크를 만지지 않되 만약 닿았을 경우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약처가 발표한 ‘생활 방역’에 의하면 △다빈도 타인 접촉 직업군 △실내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실외에서 2m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특히 밀폐, 밀집, 많은 대화 등으로 비말 생성 가능성이 큰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가 우선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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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철,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해야 하는 환경, 호흡이 불편한 경우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건강 취약계층이 호흡이 불편한 경우 비말차단용·수술용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광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일행 세 명과 한 시간 이상 같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모두 마스크를 꼼꼼히 착용해 추가 감염이 없었고, 수원의 한 교회에서는 확진자 세 명이 여러 번에 걸쳐 교회를 방문했지만 교회의 강력한 마스크 조치로 9000여명의 교인 중 추가 감염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마스크의 방역 효능을 보여주는 역학조사 사례를 소개했다.